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정 Jul 26. 2022

Wall Street Journal와 한판승

사람 사는 이야기

WSJ 해지를 시도하다.


WSJ, 영어 스터디 교재로 1년 넘게 구독을 해왔다. 10불 정도 되는 금액인데, 스터디를 할 때는 일주일에 기사 2개라도 찾아 읽었다만, 우리나라 신문도 안 보는 판에 굳이 내가 이걸 찾아서 읽을까 싶어서 해지를 하려고 했는데...

WSJ 해지 쉽지 않다. 인터넷에는 WSJ 해지 방법만 수두룩, 심지어 기사도 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00646615927936&mediaCodeNo=257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가능, 해지는 반드시 '전화' 통화를 해야 한다. 영어 울렁증은 차지하더라도, contact이 안된다. 메뉴가 "Contact Us"인 게 아이러니하다. 여러 날에 걸쳐 10번을 넘게 시도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래. 카드를 해지하자.

이 와중에 Customer Service Chat이 있길래, 나 해지하고 싶다고 chat을 시도했다.

"전화는 내가 여러 번 해봤는데, 지사가 전화를 안 받아요. 도저히 해지를 할 수가 없어요. 해지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메일을 보내준다더니, 해지는 온라인으로 못한다는 정중한 안내를 받았다. 내가 몰라서 지금 이러겠니?


검색을 하다 보니 한국지사 전화를 안 받으면 홍콩지사로 해보라는 팁도 있었다. 이 말에 홍콩까지 전화를 시도했던 나... 거기도 안 받더라. 한국지사나 홍콩지사나 통화 중 아니면 팩스 돌아가는 소리만 난다. 한국 지사는 전화번호도 Korea: +82 2 348 34984로 나온다. 뒷번호가 5자리인 전화번호가 우리나라에 있던가?


우리나라 좋은나라


우리나라 카드는 해지도 쉽다. 바로 해지하고 다다음날 재발급받았다. 온갖 쇼핑몰에 해당 카드를 재등록해야 했지만, 그 수고가 내가 WSJ에 전화를 시도한 것보다는 덜했다.

역시 우리나라, 서비스 대국.


WSJ 구독해지로 검색을 하다 보면, 구독 해지를 시도했으나 결국 하지 못하고 카드를 해지하고자 시도한 사람들이 왕왕 보인다.

"카드 해지하면 저절로 구독도 해지가 되나요?"

이 질문은 두 군데서 봤는데, 하나는 해지해라. 다른 하나는 혹시 해지하더라도 네가 구독을 했다고 가정하고 그다음 달에 요금을 더 물리면 어떡하냐는 답변이 달렸다. 설마 그럴 리가? 반신반의하면서 1개월을 기다렸다.


아침에 "분실카드 승인거절" 메시지가 왔다.

[Web발신] 스마일 카드 뒷자리(0*0*)
분실카드 승인거절
07/26/02:19 DJ*WALL-ST
-JOURNAL 13,228원

이거 처리된 걸까? WSJ 사이트에 들어갔다.


찌질한 한판승


WOW, 그래 분실카드인데 어쩔 거냐! 뭔가 구차하다. 정정당당하게 나 해지하겠소. 하지 못하고 우회로를 택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너희들이 시스템으로 나 구독 해지 못하게 막았지?

그럼 난 카드 해지를 해버릴 테다! 어쩔래? 돈 안내면 그만.


그래, 너희들이 좋아하는 시스템적으로다가 해보자. 이런 느낌. 구독취소를 하면서, 찌질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Wall Street Journal, 기사도 좋고 재미있게 봤으나, 이젠 안녕! 다음에 공부할 기회가 되면 널 꼭 다시 찾으려고 했는데, 고민하게 만드네? 이렇게 해지를 어렵게 하면, 처음에야 멋도 모르고 신청했다만, 다음에는 더 신중하지 않겠니? 원체도 쥐도 새도 모르게 결재되는 구독서비스를 싫어하는데, 이참에 넷플릭스도 끊어버릴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