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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ug 10. 2022

알함브라 궁전

사람 사는 이야기

알함브라 궁전

내가 이 땅에서 나갈 테니 3가지 조건만 지켜주시오.

첫째, 알함브라 궁전을 훼손시키지 말 것

둘째,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것

셋째, 나와 가족이 도망갈 수 있도록 약간의 여비를 지급할 것


스페인 땅 마지막 이슬람 나스르 왕조 무함마드 12세 보아브딜 끝까지 지키고 싶어 할 만큼 아름다웠던 궁전으로 붉은 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라나다를 정복한 이사벨 여왕도 알함브라 궁전에 풀 한 포기 하나 손대지 말라고 했건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곳곳에 무너져 내려가는 걸 막으려 덧대는 바람에 이전 모습은 짐작만 해볼 뿐이다.

https://youtu.be/qT7HUQLM75s

2:40초부터 들어야 한다. 앙코르 연주라서 앞에는 박수치고 왔다갔다 하는 것만 나온다. 바이올린으로 다성음 기타 연주를 하다니 경이로울 지경
대사의 방

각국에서 사절단이 술탄에게 인사를 드리러 온다. 사절단은 가운데로 나와 머리를 조아리며 술탄을 알현한다. 술탄은 어디에 있는 걸까? 환한 밖에서 어두운 실내에 들어온 사절단은 눈이 어둠에 적응해 사물을 식별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편 기둥 뒤 공간(우측 사진)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사절단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사절단에 암살자가 숨어 있을 수도 있기에 구조적으로 장치를 마련했다.

대사의 방, 우측 모양의 방을 벽을 따라 여러개 배치하였다.
공주의 방

이슬람은 사람이나 동물 형상을 본떠 장식물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아라베스크 문양 등 기하학적인 무늬가 발달했다. 공주의 방은 종유석을 본뜬 천장 장식이 화려했다.

종류석을 본따 만든 천장 장식이 아름다웠던 공주의 방, 여기만 유일하게 스테인글라스(좌측 사진)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슬람인들이 좋아했다는 소리 3가지

분수에서 조용하게 퐁퐁 흘러나오는 물소리

드레스 옷자락 끝에 매달린 장신구가 부딪히는 소리

하렘에서 여자들이 조잘대는 목소리


상당히 성차별적으로 들린다만, 시대가 그러했으니 그런가 보다 한다.

곳곳에 분수가 있었다.
아라야네스 안뜰과 코마레스의 탑

타지마할 원형 디자인라고 한다. 연도상으로 알함브라가 먼저이긴 하다.

잔잔한 연못이 비치건물 윤곽, 물은 흐르지만 표면이 잠잠하다. 물빛에 비춘 탑과 달, 별,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떠오르려나? 밤에 안 와봐서 모르겠다만 낮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아라야네스 안뜰과 코마레스의 탑

스페인을 3번 다녀온 선배 언니(선생님)는 그라나다를 최고로 꼽았다. 그다음 날 다시 갔을 정도로 알함브라는 아름다웠다고. 입장 제한이 있어 표를 미리 예매해야 한다는데 코로나 전이라 가능했나 보다.


아름다웠으나 더웠다.

한여름에는 40도를 웃돈다고 하는데 우리가 돌아다닌 날 몇 도인 지는 모르겠지만 체감 40도는 넘었던 것 같다. 꼭 가을에 가시길.

아랍거리고 뭐고 주저 앉은 사람들, 저 눈 풀린 표정을 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한줄 요약 : 알함브라, 백문이 불여일견,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단 가을에 가세요. 정말 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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