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정 Aug 09. 2022

스페인 광장 옆 공원 카페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

길가다 보이는 건물마다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한다. 건축 관련 규제가 엄격한가? 옥외 광고판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핑크색 덩킹 도넛 간판도 검은색이었다.


스페인 광장은 어린 편이다. 100살 먹었다. 광장에 수로에는 2명 정도 탈 수 있는 조각배가 옥빛 물 위에 누누이 떠있었다. 난간은 도기요. 빙그렇게 둘러싼 반원 형태 건축물은 고딕 양식을 비롯한 여러 양식을 섞어서 만들었다. 아니발 곤잘레스가 총감독을 맡아 만들었다고 한다.

광장은 아름다웠다만 아이들은 더위에 찌들었다. 그 와중 스프링클러를 보고 달려 가 얼굴에 물을 쐬더니 갑자기 신발을 벗는 둘째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카페를 찾았다. 검색 달인 남편이 이끈 곳은 건너편 공원 노천 카페다.


아이들은 초코 밀크셰이크, 어른들은 에스프레소와 얼음을 시켰다. 커피 달라고 하면 에스프레소를 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얼음을 따로 시켜야 한다. 얼음 두께가 손가락 두 개 합친 정도라 유리잔에 두 개 넣으면 꽉 차더라. 커피빈 자잘한 아이스큐브가 그리웠다. 체면적이 넓어야 빨리 시원해지는데, 나중에는 그냥 에스프레소를 즐기게 됐다만, 요때까지만 해도 얼음 덩어리가 쉬이 녹지 않아 아쉬웠었다.


덥긴 더웠나 보다. 둘째는 초코 밀크셰이크를 원샷하더니 하나 더 사달라고 해서 직접 주문하라고 했다. 밀크셰이크 발음하는 게 쑥스러웠는지 다 마신 컵을 들고 갔다.

검지 손가락 들고 당당하게 말한다.

"원 모어."

한참이 지나도 밀크셰이크가 오지 않아 둘째를 놀렸다.

"너 컵 반납한 거 아니야?"

자유시간 한 시간이 끝날 무렵 밀크셰이크가 나온다.


용감한 자 미인을 얻는다. 밀크셰이크를 하나 더 먹는다.

수로를 끼고 노천 카페가 있었다. 알함브라 스탈.
한줄 요약 : 용감한 자, 밀크셰이크를 한 잔 더 먹는다.
이전 10화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 플라밍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