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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May 02. 2021

워킹맘 면접

워킹맘 이야기

아이를 낳고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면접 때마다 받았던 질문은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요?"였다. 

그때마다 나는 우리 엄마가 봐주신다.

엄마가 근처에 산다고 대답했다.

사실이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리 대답했을 것이다.

그래야 면접관들이 안심을 할 테니 말이다.


큰 아이는 돌 무렵, 둘째는 100일 무렵 목 가누는 걸 확인하자 바로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것도 종일반으로.

당시 나에게 제일 중요했던 건 취업이었다.

부모님도 일을 하셨기에 엄마가 봐주신다는 일부 사실, 일부 거짓이었다.


요새도 이런 질문을 하려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기초심사자료(이력서나 자소서 등)에 주소나, 가족사항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더라도,

면접 시 물어보는 걸 막을 수는 없으니, 할 수도 있긴 하겠다.


동일한 질문을 남자들에게는 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자녀양육의 책임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뜻이다.


난 '82년생 김지영'을 보지 않았다.

보면 열불 날 것 같아서였다.

내 생각에 '82년생 김지영'은 그 시대 여성들에 비해서 그나마 상황이 나아 보였다.

저 정도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저 정도로? 이 말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 책 보다 현실이 더 가혹하다는 뜻이니까.


자녀양육.

중요한 문제인 거 안다. 질문하는 의도도 알다.

그렇지만 그런 준비가 안돼어 있으면 면접 볼 생각도 안 했을 거다.

살짝 배려해주면 고마워서 더 열심히 할 테니, 이런 질문 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배려 안 해줘도 된다. 결국 내 문제다.


사실 내가 아이 엄마라고 일을 덜 시킬 것도 아니면서, 왜 물어보나?


경단녀는 장점이 많다.

1. 회사 입장에서는 일단 가성비가 좋다.

- 일단 경력이 끊기면 남자나 여자나 재취업이 어렵다.

그래서 눈높이를 낮추기 마련이다.

2. 경단녀들은 동료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협조적이다.

아이 낳고 아이를 키우면서 넓어지는 이해심과 공감능력, 따뜻한 오지랖으로 부서원들을 잘 챙긴다.

- 경단녀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엄마들이 대체로 그런 것 같다.


세상이 경단녀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생산인구도 준다는 데 왜 경단녀들을 활용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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