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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Sep 27. 2022

마음에 태풍이 일 때

사람 사는 이야기

내 하루 기분 그래프는 어떤 모습일까?

<x축이 시간대라고 보기 애매한, 기분 그래프>

50점 / 초조함 약간 + 찌뿌둥함 약간 - 자다 일어나서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고 버스에 탄다.

70점 / 평온함 + 충만함 - 커피숍에서 커피 향을 맡으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90점 / 상쾌함 + 가벼운 흥분감 - 운동 후 샤워를 한다. 점수는 높으나 지속시간은 10분 내외

60점 / 지루함 + 권태로움 약간, 가끔 초조함 - 열일 중

80점 / 행복함 + 즐거움 약간 + 충만함 - 수다 떨면서 밥 먹는 중

50점 / 지루함 + 무념무상 - 잡일 중

70점 / 안도감 + 피로감 - 퇴근 후

60점 / 피곤함 + 평온함 + 졸림 - 자기 전


오늘의 날씨를 알려드립니다.

(50점) 새벽부터 아침까지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70점~90점) 해가 뜨면서 안개는 점차 사라지겠으며, 오늘 아침 기온은 18도로 선선합니다.

(60점~80점~50점) 낮 기온은 서울 28도로 어제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에는 파란 하늘을 보실 수 있겠습니다. 이후 기온은 점차 내려가 저녁 무렵에는 쌀쌀하겠습니다.

(70점~60점)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내외로 큽니다. 환절기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기분은 하루 종일 좋았다, 지루했다, 별생각 없다가를 왔다 갔다 한다. 비교적 평온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는 기분 그래프 점수가 50점 위에서 파도를 친다.

1년이라는 긴 주기를 기준으로 볼 때는 더 다이내믹하다. 하늘이 파란 가을날에 그래프는 100점 가까이 올라가 피크를 찍었다가, 한 여름 태풍 소식에 0점 가까이 바닥을 치기도 한다.


마음의 태풍


지구는 축이 기울어진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태양으로부터 온 열 에너지는 지표에 불균형하게 배분된다. 저위도에 수온이 높고 수증기가 많이 포함된 공기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고위도로 올라가며, 에너지를 해소한다. 이것이 태풍이다.


축이 기울어진 지구는 나, 태양으로부터 온 열 에너지는 온전한 관심과 사랑이다.  타인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본 사람은 비록 축이 기울어져, 마음속에 태풍이 불 지언정, 태풍이 자기 에너지를 비바람으로 다 내보내고 멈춰 사라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Pixabay>

쾌청한 가을 하늘처럼 하루 종일 내 마음도 맑고 파랬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람들이다. 어떤 날은 햇살이 뜨겁고, 어떤 날은 바람이 불고, 또 어떤 날은 비가 내린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내 마음속에 에너지가 균형을 맞추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니 날씨가 흐리다고, 맑다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있을까? 흐린 날은 흐린 날 대로,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그 나름 필요가 있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날씨 탓이 아니라, 마음속 에너지를 잘 해소하는 것이다.


한 줄 요약 :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널뛰기 하지만, 그 또한, 내 마음속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이려니, 애써 감추거나 누르지 말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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