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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Nov 29. 2022

후배가 괴롭혀요.

회사란 말이지

무책임한 후배, 속 끓이는 매니저


김 PM, 요새 속이 말이 아니다.

기한이 있는 프로젝트 특성상 밤샘, 주말 근무는 예사인데, 후배 하나가 배 째라 자세로 일관이다.

"전 주말에 여자 친구랑 약속이 있다고요."

아니, 서로 맡고 있는 역할이 다른데 한 군데 펑크 나면 다른 사람이 메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 전체 흐름이 막혀버리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오면 어쩌라는 말인가? 누군 사정없나? 나도 주말에 아이들이랑 캠핑 가고 싶다고!

<출처 : Pixabay>

후배가 김 PM 속을 썩이고 있는 건 맞지만, 이걸 괴롭힘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적 속성, 수적 측면, 정규직 여부, 업무 역량, 직장 내 영향력, 근로자 조직 구성원 여부 등 관계적 우위 등 여러 요소를 포함합니다. 구성원 전체가 한 명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될 여지도 있겠지만, 부하직원이 소정 근로시간이 아닌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이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김 PM 마음은 괴롭겠지만요.


상대방을 고려하라!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후배가 딱 잘라 거절하는 말 대신 협상의 여지를 두었다면 어땠을까요? 직장 생활은 인간관계가 고민의 전부다 싶을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곳입니다. 우리는 일을 하러 모였지만 각자 생각이 다르고, 위치에 따라 입장이 다릅니다. 따라서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을 고려하였다면, 김 PM이 이렇게까지 속을 끓이진 않겠지요.


"주말에는 근무가 어렵습니다. 기한이 00/00까지 지요? 제 파트가 다음 주 월요일까지 끝나면 진행에 무리가 없으실까요?" 등으로 일정을 조율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만약 김 PM이 기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김 PM이 원하는 건 일정을 맞추는 것이지, 당신이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는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예민한 포인트가 다릅니다. 상대방에 감정을 상하지 않으면서, 양자가 합의할만한 사항을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보면 어떨까요?


패턴을 알아차리면 상대와 정서적 충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대리가 동료들의 요청이나 약속은 모른 척하면서 상사의 요청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해볼게요.
A 대리가 상사의 인정과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니 소통할 때 상사도 메일에 참조로 넣습니다. 간접적으로 상사를 업무 과정에 개입시키는 것이지요. 그러면 굳이 상대에게 내가 얼굴을 붉히며 매달리고 졸라가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또한 그가 유독 평가와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면, 그 주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문제 행동을 사전에 알고 미리 차단하면 '나한테 한번 해보자는 것인가'라며 과잉 반응하지 않고 침착하고 냉정하게 사람과 행동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죄를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거룩한 말씀처럼 그를 미워하는 데 에너지를 쏟지 않게 될 거예요.
<출처 : 그럼에도, 당신과 잘 지내고 싶어요, p.121, 지은이 윤서진>


한줄 요약 : 잊지 말자! 역지사지! 쿠션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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