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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Nov 03. 2022

일기와 에세이는 뭐가 다를까?

사람 사는 이야기

책은 내 명함이다.


"N 잡러의 셀프브랜딩 노하우, 책쓰기로 인생 2막 여는 법"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었다. 김영사 등 유수한 출판사 편집장 출신인 작가가 브랜딩으로 책쓰기를 말한다. 책을 왜 써야 하는지,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자기소개 등을 해야 할지, 소재는 어떻게 발굴하는지 등이 소개한다.


책을 쓰려는 이유는 책 자체가 나를 알려주는 명함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디에 소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나는 '이 분야에 전문가다.'를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책'이다. 농담 삼아 외부 미팅을 나갈 때 자기가 쓴 책 한 권을 슬쩍 건네며, "제가 최근에 책을 한 권 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다고 하지 않은가. - 글쓰기 비슷한 프로그램을 론칭한 분이 해주신 말인데, 생각만 해도 손발이 오글거린다.


중년 이후에는 내가 어떻게 살았나? 그간 삶을 회고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고, 그게 글쓰기로 나타난다고 한다. 내가 쓴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물적인 무게감을 가질 때 느끼는 충족감이 힘들어도 책을 쓰게 하는 동력이 된다.


내가 일기를 쓰고 있는 건가? 에세이를 쓰고 있는 건가?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내가 일기를 쓰고 있는 건가? 에세이를 쓰고 있는 건가? 고민하는 분이 많다. 이전에 다른 브런치 작가분(필명이 기억이 안 난다.) 글에서 일기와 에세이 구분법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기는 주관적인 나의 이야기다. 나의 이야기가 나를 넘어 타인에게도 공감과 울림을 줄 때 에세이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는지, 수업을 진행하는 작가님은 일기와 에세이를 아래와 같이 구분하였다.

에세이는 '나'를 넘어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메시지, 의도'가 있어야 한다. 이걸 내 식으로 표현한다면, 에세이는 내가 타인에게 '줄' 것이 분명해야 한다. 그것이 메시지, 의도건, 공감이건 간에, 나를 넘어서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전달'할 것이 있어야 한다.

<출처 : N잡러의 셀프브랜딩 노하우, 책쓰기로 인생 2막 여는법>

여기에 맞추어 내 글을 돌이켜 보면, 나는 브런치에 일기를 쓰고 있는 건가? 내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은가? 고민하게 된다.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표현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슬며시 위로도 해본다.


에세이는 지은이가 유명하거나, 문장력이 뛰어나거나 재미있거나, 감동을 주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한다. 요즈음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읽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서전이 한 때 유행하다 시들해진 이유도 같다. 내가 그 책을 읽어봤자 그 사람처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에세이로 출간해서 히트를 치기는 어렵다. 수업을 진행하신 작가님은 자기계발서나 취미 분야, 인문학 재해석으로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다. 이런 분야는 독자에게 '줄' 정보가 있어서 책으로 출간 가능성이 에세이보다 높다. - 매년 1권씩 에세이를 출간하는 수호 대장이 신기할 지경이다.


내 글이 일기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주길 원한다면, 글을 쓸 때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누구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독자를 고민하는 마음, 그게 일기를 넘어 에세이로 가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줄 요약 : 일기에는 없고, 에세이에는 있는 것, 그것은 바로 '독자'. 에세이는 나를 넘어 독자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주는 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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