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정 Nov 06. 2022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

사람 사는 이야기

만약 다른 사람 실수라면?


부서 막내가 주문을 잘못 넣었다. 물량은 100개 중 40개가 모자란 상태.

"괜찮아. 이따 나가서 사 오면 되지."

그런데 만약 내가 그랬다면?

(속으로) '이 등신. 주문 이게 뭐라고 이거 하나 제대로 못 넣냐? 정신을 어디다 두는 거야!'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이렇지 않았을까?


뇌는 내면의 대화를 실제 일어난 대화로 여긴다.


우리 뇌는 내면의 대화를 실제 대화로 여긴다고 한다. 내면의 대화를 하는 사람의 뇌를 영상으로 찍어보면 실제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좌측 대뇌 반구 언어영역이 동일하게 활발해진다. 머릿속 생각은 문장 형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연상되는 단어의 나열일 수도 있다. 이렇게 완전한 문장의 형태가 아닐 때도 다른 사람과 사회적 상황에서 함께 있을 때 활동을 하는 우측 대뇌반구의 측두엽과 두정엽 사이에 존재하는 뇌의 영역이 활발해진다. 이는 우리가 하는 ‘내면의 대화’를 뇌는 실제로 일어난 ‘진짜 대화’라고 여긴다는 증거다.

<발췌 : 성취하는 뇌, 지은이 마르틴 코르테>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말을 건네나요


어떤 일에 기대를 품고 열정적으로 매달렸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일이 실패로 끝났다고 치자. 내 모든 것을 퍼부었다면 후회가 없을 테지만, 100% 전념하기란 쉽지 않다.

'과연 이 일이 잘 될 것인가?'라는 염려와, '이러다 망하면 어쩌지?'라는 불안, '주위 사람들이 날 실패자로 볼 거야.'라는 알 수 없는 가정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라는 부질없는 가정으로 자책하지 말자.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성공을 하거나 실패를 하진 않는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실패 원인을 '내적 귀속' 한다. 기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 앞으로 성공확률을 높인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자기 탓을 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다만,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는 내가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나 이외의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운칠기삼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운이 7할이고, 재주가 3할이라는 뜻이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 중국 설화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푼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선비를 꾸짖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출처 : 두산백과 - 운칠기삼>

<출처 : Pixabay>

이 설화조차 '운(운명)'이 중요함을 말한다. 애초에 옥황상제가 술 내기로 했다는 것도 운에 맡기겠단 뜻이 아닌가? 옥황상제는 운명의 신 주량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을까? 옥황상제는 작지만 네 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있다고 말한다. 네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미로 선비를 꾸짖었을 것이다.


이걸 잘하자!


이걸 잘하자!
이걸 하고 나면 그다음.. 그다음..
그렇게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
집중했어요

- 김연아


금메달은 하늘이 낸 선수가 받는다. 후회도 미련도 없이 내가 가진 전부를 보여주면 그로 족할 뿐. 결과가 내 뜻과 다르다 하더래도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 말을 자신에게 되뇌면서 어떤 다짐을 하였을까?

나는 이 말을 듣고 김연아가 이기는 법칙을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그걸 잘하고 나면 그다음 지점에 집중한다. 이렇게 큰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결과에 어떻든 나는 후회를 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한다.


오늘 내가 나 자신에게 건 말 들은 무엇이었을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결과를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고자 조급하게 굴지는 않았나?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이진 않았나?

이걸 건전한 자아비판으로 착각하진 않았는지?


https://brunch.co.kr/@viva-la-vida/372

한 줄 요약 :   열심히 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자책하지 맙시다. 우리 뇌는 내면의 독백을  실제 대화로 착각합니다.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일기와 에세이는 뭐가 다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