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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Nov 14. 2022

인덱스 인간관계에서 사람마다 느끼는 온도 차이

사람 사는 이야기

인덱스 인간관계란?


트렌드 코리아 2023을 읽다가, '인덱스' 인간관계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취미 등을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 인간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인덱스 붙이듯 '종류'별로 인간관계를 분류한다고 해서 인덱스 인간관계라고 불린다. 오프라인 상 모임을 꾸리면, 시간, 공간 등 에너지와 노력이 많이 들지만, 인스타나 밴드 등을 활용하면 '인증'이 쉽다 보니, 적은 노력으로도 공통으로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다.


자기 계발 분야 등에서 인덱스 인간관계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역할을 한다. '남이 보고 있다.'는 강력한 동기 유발 요인이다. 슬럼프에 빠질 때도, 나 혼자라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지만, '나도 그랬어.'라고 누군가 고백을 하면, 원래 이런 거다. 나도 곧 극복할 거다.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인덱스 인간관계는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사람마다 인간관계를 대하는 온도 차이로 인해, 상처 입는 사람도 등장한다.

초심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하다가 힘들 수도 있다. '전 여기까지 할래요.'라고 말하고 인덱스를 삭제하는 걸 뭐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간 같이 목표를 위해 달려온 구성원들에게 조금 성의 있는 인사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갑분 탈퇴는 조금 당혹스럽다.


온라인이고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지만, 최소한 사전 양해를 구하고 설명 후 탈퇴를 하는 노력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올드한 건가? 내가 지금 시대 문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가입할 때 탈퇴할 때는 인사라도 하고 가자고, 미리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면 좋겠다.


한 줄 요약 : 가입할 때 서로 인사하듯이, 탈퇴할 때도 인사를 하고 헤어지면 어떨까요?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지인과 연락하던 시절은 가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시대가 왔다. 수단이 본질을 바꾼다. 소통의 매체가 진화하면서 관계 맺기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소수의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 예전의 ‘관계 맺기’라면, 요즘의 관계 맺기는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에 각종 색인index을 뗐다 붙였다 하며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관계 관리’에 가깝다. 이제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친하다/안 친하다”의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선망하는 ‘인친’-함께 덕질하는 ‘트친’-최신 뉴스를 알려주는 ‘페친’-동네에서 만나는 ‘실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이렇듯 요즘 인간관계는 여러 인덱스를 붙여 관리되는 형태를 띤다는 점에 착안해 ‘인덱스 관계Index Relationship’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

인덱스 관계는 ① 만들기, ② 분류하기, ③ 관리하기의 3단계로 나뉜다. 먼저 관계 만들기는 과거처럼 학연·지연 같은 인연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혹은 완전히 우연에 기대는 ‘랜덤’ 방식으로 형성된다. 둘째, 이렇게 관계를 만들고 나면 그 친분을 분류한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한 만큼 그 관계의 친소親疏도 매우 복잡하다. 다시 말해 관계의 중요도가 다차원적으로 구성되면서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중요해졌다. 마지막은 관계를 관리하는 단계다. 분류된 관계에 붙여진 인덱스를 뗐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하며 관리해나간다.

 - < 트렌드 코리아 2023,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이수진, 권정윤, 이준영, 이향은, 한다혜, 이혜원, 추예린 > 중에서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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