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란 말이지
휴가철이면 해변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플라스틱 삽이나 바가지를 들고,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해변에 다양한 모래성을 진지하게 만들며 즐거워한다. 바로 이것이 '놀이'다.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래성을 만드는 것이 즐거워서 모래성을 만들 뿐이다. 아이가 '놀이'로 즐기던 모래성 만들기를 '노동'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엄마가 아이에게 “모래성 다섯 개를 만들면 밥을 줄게”라고 명령하면 아이의 '놀이'는 그 즉시 '노동'으로 바뀐다. '모래성 만들기'는 이제 '수단'이 되고, 밥 먹기'가 목적이 되었으니 말이다. '모래성 만들기'는 더 이상 아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고, 아이가 마음대로 그만할 수 없는 '노동'이다.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