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시

마흔네 살

by 엄채영


마흔이 왔어.

나에게 찾아왔어.


아무렇지 않았어.

생각보다 담담했지.


네 살, 열네 살, 스물네 살, 서른네 살

그리고 마흔네 살.

그냥 그랬을 뿐이야.


안 그런 척했지만

젊은 날은 불안했어.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아서

애쓰기만 했으니까.


내가 누군지 아는 척했지만

내가 누군지 말 몰랐어.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사십대라 좋아.

난 지금이 좋아.


아직도 때때로 헤매지만

편안하게 게 돼.

렇게 나만의 길을 찾아.


나이는 무거워지지만

생각은 가볍게.

마음은 편하게.

요즘 그렇게 살아가.


마흔네 살이라 좋아.

마흔네 살이라 즐거워.

어린 시절의 나라면 믿기지 않겠지만,

나이 먹는 기쁨이 시간 속에 스며들어가.


웃어서 좋고

울어도 좋아.

내일을 사는 힘이 될 알아.


이제야 내가 돼가나 봐.

그래, 라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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