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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Oct 14. 2021

화, 이젠 안녕~

널 안아주고 보내줄게

 “화를 낸다는 것은 불덩이를 손에 쥐고 던지는 것과 같다”, 글을 읽다 아차 싶었다. 상대에게 화를 내기 전에 내 손 먼저 다치게 된다는 말.


  살면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지만, 화만큼 에너 지가 빠지는 일이 있을까. 기분이 좋으면 몸 가볍고 편안하지만, 화란 녀석은 그 기세도 세고 거칠다. 그래서 발산하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진다.

  화를 내는 이유는 물론 있지만, 나중에는 화내는 나에 더 화가 난다. 기쁨이 기쁨을 불러오듯 화는 화를 불러온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고조되어 있다 면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때로 잘 안된다. 화가 난다면 내 화를 가만히 바라볼 줄 알아야겠다 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에게나 상대방에게 혹은 상황 때문에 화가 난다. 소통이 안 돼서 답답할 때도 화란 감정이 올 라온다. 그래서 애초에 화가 나는 감정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그러려니 하거나 혹은 그런가 보다 하  초연 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옳고 그름 너머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생길 수는 있으 니까. 상대방은 어떤 생각이 든 할 자유가 있다.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경우도 마 찬가지다. 화를 내거나 흘려보내는 것 모두 내 선택 이고 자유다.
 
  화가 올라올 때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면 말을 줄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때때로 침묵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내 화도 흘러가고 상대도 생각 할 시간을 갖게 되니 어떤 문제들이 스르르 해결되 었다. 어쩌면 화는 내 급한 마음 때문이기도 했으니 까.

  좋아하는 책에서 마음은 내가 아니니 마음과 나를 동일시하지 말라고 했다. 늘 마음은 흘러가게 두고 널뛰게 가만히 두고 보라 했다. 거부하면 안 좋은 감정이 더욱 커지니 두려움마저 안아주라고 했다. 화도 마찬가지다. 내가 육체와 마음을 넘어선 존재 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게 되는 날, 나는 화를 잘 다룰 수 있을 거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늘 마음은 쉽게 이리저리 움직인다. 모든 건 변화하고 내 마음도 그렇다. 때때로 마음이 요동치면 그렇게 두고 안아주고 다독이면 내 화도 스스로 줄어들고 사라질 거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화내고 미웠던 나를, 화내고 지쳤던 나를, 오늘은 토닥이고 안아줘야겠다.

 “화야 왔구나, 오랜만이야. 곧 갈 거란 걸 알아. 잘 가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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