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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Aug 14. 2022

내가 특별히 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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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 '애매한'에 대해 써봤고 오늘은 애매하지 않은 특별히 잘하는 것 '발굴해' 적어봅니다.





칭찬하기를 잘해요. 작은 것도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요. 마음에 현미경을 달고 작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핀 들꽃이나 작은 이파리들 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지인들의 장점을 발견해 크게 칭찬하기를 좋아해요.


긍정적 상상을 잘해요. 공상과 상상을 좋아합니다. 아직 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는 건지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행복해져요. 직장생활에 찌든 친구에게 친구의 소망인 작은 카페를 여는 꿈을 같이 상상하고 힘을 북돋아주고, 여행에 꿈이 있는 친구에게 같이 어디 가서 뭐하자 저기 가서 뭐하자 기분 좋은 상상을 풀어댑니다. 가족들의 꿈들에 날개를 달아 희망을 가득 불어넣어 주기도 하죠. 어떠한 가능성이라도 풍선처럼 불어 보면 더더 커지니까요. 삶은 상상력에 의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믿어요.


잘 웃는데요. 이건 친구들이 말해준 건데 잘 웃나 봐요. 웃겨서 웃는 건데 같이 하는 사람이 친하고 좋으면 편안해서 잘 웃는 게 아닐지. 특히 유쾌한 친구의 대답에 늘 빵빵 터집니다. 남편의 시덥잖는 농담에도 잘 웃으니까 자꾸 아재 개그를 합니다. 황당해서 어처구니없어서 웃는 건데 웃음이 터지긴 하네요. 하지만 티 안 나게 낯을 가리기 때문에 안 친한 분위기에서는 웃음도 말도 사라져 버려요. 사람과 상황에 따라 저에 대한 평가도 온도차가 좀 있어요. 따뜻해 보인다, 차가워 보인다 다 다릅니다.





잘 먹어요. 엄마 아빠의 식성을 닮아서 인지 뭐든 잘 먹어요. 가리는 음식이 특별히 없고 엄마가 해주신 음식은 정말 주는 대로 잘 먹었어요. 엄마가 요리를 잘하시기도 했지만 늘 맛있어요. 결혼하고도 제가 한 음식도 잘 먹고 나가서도 뭘 먹어도 잘 먹는 편이에요. 학창 시절 수련회에 가서 밥이 맛없다 하기도 하데 저는 그마저도 잘 먹었어요. 아주 맛있는 음식은 맛있는대로 그인 음식은 그인 대로 맛이 있어요. 정말 아닌 음식은 드문 것 같네요. 세 끼 식사를 충분히 잘합니다. 소화력도 좋아서 소화제 먹어본 적이 없어요. 물론 요즘은 나이를 먹어가며 양을 조절하기는 해요.


건강하고 잘 걸어요.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 등이 없었고 보기보다 강철체력 입 니니다. 걷기를 좋아하고 정말 잘 걸어요. 튼튼한 몸과 체질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잘 자고 잘 일어나고 보기에 특별히 강인해 보이는 몸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건강합니다. 아이 둘, 쓱 안고 업고 잘 키워냈고요. 자전거도 잘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잘하고 여행 가서도 잘 다닙니다.





긍정적이에요. 뭐든 좋은 쪽으로 바라보려 해요. 장단과 명암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장점과 밝은 면을 보고 하나라도 배울 거리를 찾습니다. 이것도 부모님 성향을 닮은 것 같네요. 그렇다 해도 가끔 다운될 때도 있는데 그때는 어떻게든 긍정 스위치를 올려서 기분을 전환시킵니다. 음악과 책, 좋은 영상 그리고 친구와 수다를 사용하죠.


감각이 발달되어 있어요. 이건 글을 쓰거나 예술에 대한 흥미나 취미가 있는 분들은 다 속하는 부분이겠죠.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묘한 뉘앙스를 잘 알아채고 비언어적 표현에 강해요. 표정과 말투, 행동으로 그 사람의 진의 파악을 하거나 상황에 대한 판단이 빠른 편이에요. 그렇지만 때로 느리고 뒤늦게 알아챌 때도 물론 있어요. 눈에 보이고 느껴져서 힘든 부분도 있는데 글을 쓰거나 노래를 할 때 도움이 되고 그렇게 풀어내려 합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는 주로 즐거운 것을 봐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고 전쟁이나 폭력물을 꼭 봐야 한다면 눈감고 귀 막고 스킵하며 봅니다.

 

성실하고 진실해요.  한 번 시작한 것이라면 꽤 오래 하는 편이에요. 일도 사람도 마찬가지라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오래된 관계가 많아요. 인내심이 있고 규칙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안 좋아합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신호등도 잘 지켜요. 진심과 신뢰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아도 좋습니다. 스스로 말하려니 쑥스럽지만요 :)


사람들과 잘 지내요. 특별히 잘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조직이나 단체에서 늘 어우렁 더우렁 잘 지내요. 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조용조용 때론 색깔을 좀 드러내며 적정선을 유지하며 지내요. 나도 중하고 너도 중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려 합니다. 함께도 혼자도 잘 지내는 편입니다.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친구나 지인은 자연스럽게 만난다는 주의라 늘 흘러가듯 만난 비슷한 사람들과 오래 가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에 크게 주저하지 않아요. 늘 '왜?'라는 생각을 해서 스스로 납득이 안되거나 그냥 하는 것들은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고 누구에게도 피해 주는 일이 아니라면 다르게 선택해봅니다. 조용조용하고 평범하지만 조금 남다른 기질이 있는 부분이라면 이 부분이에요.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란 생각이 있고 유행한다고 다 저기로 걸어간다는 이유로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하니까'는 행동의 이유가 잘 되지 않아요.



진정한 자유는 나를 아는 것이다!


인생의 궁극적 가치는 '자유'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배우고 나아지고 돈을 모으고 사랑을 하는 이유도 그렇죠. 나를 아는 것이 자유라면 우리는 끝없이 나에 대한 질문을 하고 알아가야겠구나 싶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저에 대해 적다 보니 저는 애매하고 적당한 부분도 잘하는 부분도 있는 복합적인 사람이네요.


저를 계속 찾고 발굴해가며 살아가려 합니다. 우리 모두의 자유를 위해, 파이팅!



속초 어느 초등학교 앞 담벼락 이쁜 글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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