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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Feb 11. 2024

설날 오후

우연히 마주한 커다란 해


설날 오후 저 멀리 너무나도 크고 예쁜 해를 보았다. 마치 적도가까이에서 보는 해가 저리 클까 싶게 웅장한 크기와 밝고 따스하게 빛나는 아우라. 그래, 이집트에서 봤던 해와 비슷했다. 자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산책을 나섰다 우연히 본 서쪽 하늘에서 선물 같은 해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2024년을 이미 모두 이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 번의 설날 중 아무래도 음력설이 진짜 설 기분도 나고  '원조'설날인 듯해서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고 새해를 맞이해 봐도 좋겠다. 달력에 나온 1월 1일은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우리에겐 시작할 기회가 다시금 주어졌다. 늦지 않았다며 게으른 자들에게 다시 마음을 다잡으라는 훈훈한 배려.


매일 뜨고 지는 해도 그 모양과 빛깔이 다르고 언제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달라지니 우리가 보는 해는 결국 매 순간 다르다. 내가 해를 마주했던 순간, 어쩌면 나는 이미 큰 해를 마주할 결심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2024년에는 꿈꾸는 소망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확신과 믿음으로 나아가고 싶다. 매일 다른 해처럼 매일 다른 새로운 기회와 다양한 모습의 가능성을 품고 세상에 빛을 발하기를 바라본다. 모든 이들의 빛나는 소망도 설날에 마주한 커다란 해처럼 세상에 가득 빛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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