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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Feb 14. 2024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해

아름다운 풍경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곳을 보고 나를 떠올리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 사소한 안부를 묻고 별거 없는 이야기를 툭하고 꺼내놓을 수 있고 기쁘고 슬픈 삶의 순간마다 어떤 이야기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그래, 그랬구나" "정말, 힘들었겠다"  토닥여주는 사람.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건 축복이다.



"인생, 뭐 별거 있니. 맛있는 거 먹고 푹 자고 하고 싶은 거 하는 거지.




자기 동네에 내가 좋아할 만한 공간이 있다며 날 데려다 놓고서 사진을 찍어주는 M 언니. 입술에 립스틱은 좀 발라라, 겨울에는 피부가 건조하면 안 된다며 뭘 잘 챙겨 바르지 않은 나에게 귀여운 잔소리를 해댄다.




언니가 데려온 쇼핑몰에 있는 서점 한 켠은 전시회장처럼 산뜻하게 꾸며져 있었다. 책과 엽서,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 걸려있어 보는 내내 마치 여행을 온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소소하고 사소한 일상의 기록과 한가로운 풍경이 좋았다. 그 순간, '아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하지, 맞아 맞아! 잊고 있었어' 하며 은은한 행복이 차올랐다.


여행하듯 살겠다는 다짐은 일상을 살며 쉽게 무뎌진다. 취향에 걸맞은 새로운 공간은 나의 마음에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었다.


새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내가 사랑하는 것을 눈에 더 자주 담아야겠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내 시간을 아름답고 예쁜 것들로 채워야겠다. 그렇게 내 안에 담긴 것들이 나를 통해 은은하게 배어 나올 수 있게.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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