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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Feb 18. 2024

[프롤로그] 고요하고 잔잔하게

흔들리는 마음속 나를 바라보기



   기분을 달라지게 하는 건 순간이다. 내 감정을 바꾸는 건 순간이다. 우리의 기분과 감정은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한다. 좋은 감정이 한순간에 나빠지기도 하고 나쁜 감정이 한순간에 좋아지기도 한다. 좋은 감정에서 나쁜 감정으로 떨어지는 건 우연처럼 다가오는 삶의 문제와 상황들이다. 그렇다. 대개 '지금 감정을 상하게 한 건 이거야' 하고 쉽게 외부를 탓하게 된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흔들린 건 나였어.
결국 그 감정에 쉽게 빠져버린 건 나였어.




나의 얄팍한 감정 스위치는 쉽게 오락가락하기도 하니까. 결국 외부 탓만 하기엔 이유가 충분하지 못하다. 또한 외부의 상황은 내가 컨트롤할 수도 없다. 끊임없이 문제는 생겨나니까. 어쩌면 결국 쉽게 반응하는 내 문제가 아닐까. 어떤 난리가 내 눈앞에 벌어져도 고요할 수 있다면. 수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산다면 내 미간이 찌푸려지는 일은 줄어들겠지.


 물론 정말 날 화나게 하는 요소가 있을 순 있다. 그렇다 해도 그 '덜컹'하고 걸려버리는 내 마음은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거다. 왜 난 자꾸 덜컹거릴까. 왜 난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다음에는 같은 문제나 상황에서 쉽게 나쁜 감정에 휘말리지 않을 거다. 휘몰아치는 감정에 들어가려던 나를 돌아 세울 수 있을 거다. 흔들릴 필요 없다고 말해주며.







항상 평정심을 가지고 잔잔할 수는 없을까. 내 삶을 좀 멀찍이 바라보고
오래도록 평온할 순 없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내면을
평화롭게 할 수 있을까.




  좋은 감정을 가지고 또 유지하려 약간의 노력도 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가까이 두는 것. 음악, 책, 인형, 소품, 향기, 공간, 그리고 나의 사람들. 날 기분 좋게 하는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찾아본다. 날 편안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것들을 가까이 두면  내 안에 행복이 차오르니까. 날 토닥이고 고요하게 해 준다. 좋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때가 많다. 어느 정도  마음의 평화유지에 도움은 되지만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구나 곧 깨닫는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과 싫어하는 것들을 맞닥뜨렸을 때,  고요하던 나의 감정이 쉽게 요동치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좌절한다.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쉽게 흔들리는 나를 보고야 만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삶의 진리를 깨닫고 잔잔하게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그런 나만의 '내면 탐구 여정'을 엮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듬 더듬 찾아가는 중이니 미흡한 기록이 될 테지만 이 또한 나의 영혼이 자라나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니까. 또 혹시 나처럼 내면의 여행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글을 읽고 위안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우리 같이 떠나요.
종국엔 진정으로 깨닫게 되겠죠.
이 모든 것의 이유를
그리고 삶의 목적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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