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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Feb 25. 2024

마음은 내가 아니다

마음의 실체 그리고 나를 알기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카모마일티 한 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날은 평정심을 갖고 평화로운 날도 물론 있지만 늘 문제와 상황에 따라 마음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수많은 신호와 자극, 관계, 삶의 이야기에 따라 마음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많은 말을 스스로 내뿜는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고 이런저런 느낌을 갖는다. 그게 다 나일까?


그런 안정적이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이 나라고 생각하면 매 순간 불안하다. 늘 이랬다 저랬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내가 아니다.

마음이 내가 아니라면 그럼 나는 까?




마음이 내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일까?




   마음이 내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을 때 첫 번째는 '?'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두 번째는 그럼 나는 누구일까란 질문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당연히 나라고 생각하며 살았으니까. '아! 마음이 나지 그렇지' 이런 사고의 과정은 없었지만 그 마음에 딱 달라붙어 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눌 생각을 못했다. 혼돈스러운 마음이 들면 내가 혼돈스러웠고 속상한 마음이 들면 속상한 상태에 푹 빠졌다. 그런 내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달래고자 했다. 먹거나 만나거나 보거나 등등. 일시적이더라도 약간은 효과가 있었으니까.


마음에 대해 궁금해 여러 책을 들쳐봤다. 책에서 말하는 공통요소는 마음이 내가 아니란 것이었다. 나는 그 마음을 지켜보는 자이. 그게 나란 사실을 알면 요동치고 정신없이 날뛰던 마음이 그제야 보인다. 늘 정신없는 마음과 한마음으로 같이 움직였다면 좀 멀찍이 떨어뜨려보는 거다.

왜? 마음은 내가 아니니까.


   화가 나고 답답한가? 그렇다. 그 감정은 사실이다. 답답하고 화난 감정을 친구에게든 스스로든 어디든 털어놓고 해소하고 싶어 진다. 마치 그 감정이 나인 것처럼 아파하며. 특히나 해결되지 않은 마음속 과제는 늘 되풀이되며 날 괴롭힌다. 그렇게 마음에 정복당해 버린다.  알면서도 그 순간 게 동요된다.


하지만 마음이 내가 아니고 그런 마음을 바라보는 자, 알아채는 자가 비로소 나란 사실을 제대로 깨닫는 날 나는 진정으로 평화로워질 거다.


   오늘 나는 실패자다. 글을 쓰는 오늘 하필, 내 마음에 끝내 휩쓸려버렸다. 어떤 날은 성공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날은 내가 좀 기특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마음이 내가 아니란 사실을 이젠 알고 있단 거다. 알고 있으니 그 파장과 여파가 조금은 쉽게 잦아든다. 몰랐던 보다 음이 잔잔히 가라앉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떠한 마음이든 들 수 있다. 그건 나의 자유, 마음의 자유다. 하지만 그것에 내가 딱 붙어 같이 춤추고 동요하는 건 내 선택이다.  그저 그 상황을 제삼자의 시각으로 저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거다.

? 나는 마음이 아니니까. 그것만으로도 잠잠해진다. 내 마음 안에 내가 파묻혀 있었다면 지금의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거다. 인식하고 알아차리는 거다. 그게 진짜 나다.




흔들리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자,
그게 바로 나!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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