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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Jun 16. 2024

당신은 몇 살인가요?

신체나이와 정신나이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며 '아 벌써 이렇게 됐나' 한다. 올해도 어느새 반이 채워져 가고 하루는 느린 듯 빠르게 지난다. 나이를 먹으며 신체 나이가 주는 변화를 민감하게 느낀다. 누구나 이왕이면 조금이나마 어리게 보이고 싶어 한다. 이렇듯 신체 나이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알아챈다.


   그렇다면 눈에 잘 보이지 않은 정신은 어떤가. 요즘은 정신에 대한 관심이 늘며 자신의 마음과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게 익숙해지긴 했지만 우린 신체와 걸맞은 정신나이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신체나이와 정신나이가 자연스럽게 함께 균형을 맞춰가기도 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신체와 정신 모두 어리기 때문에 신체와 정신의 나이가 조금 다르더라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각자의 생활과 생각습관 등으로 그 폭이 점차 커진다. 마음과 정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극명해진다. 마치 건강을 위해 헬스트레이닝을 받고 근육을 건강히 유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외모 차이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쉽게 눈에 띄거나 보이지는 않는다.




   

  신체나이와 정신나이가 각각 알맞게 무르익어 가고 싶어 진다. 아무리 몸을 젊게 가꾼다 해도 내적 성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테니. 몸에 대한 관심과 노력만큼 내 마음을 돌보는 것에 쓴다면 한층 더 성숙한 내가 되지 않을까.


   가끔 나이에 비해 정신적 깊이와 성숙을 이룬 사람을 보면 참 멋지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구나 싶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나이가 훌쩍 먹고도 정신은 미성숙한 모습에 머문 경우도 다. 또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더 아이처럼 굴기도 한다. 설익거나 익을 생각조차 없는 사람도 보인다. 아니면 익지도 안 채로 산다거나. 신체 나이만 먹은 경우다.



  

   정신적 성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인식과 자각의 차이가 아닐까.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 마음을 자주 들여다고 보고 나에 대해 자주 생각해 온 사람은 아무래도 깊은 내면세계를 가질 것이다. 특히나 아픔과 고통 속에서 상황을 직면하고 한 발 나아간 사람과 아픔과 고통을 끌어안은 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풍기는 모습이 전혀 달라진다. 단순히 예쁘고 멋있는 것과는 다르다.


  아이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과 어른의 깊은 마음을 가진채 살 수는 없을까. 나이에 걸맞게 산다는 건 매일을 수행하는 마음으로 나를 들여다보지 않다면 쉽지 않다. 나 역시 나이에 걸맞게 정신의 성숙을 이루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정신의 나이와 신체의 나이가 어색하지 않도록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깊어져야겠다. 나이만 먹은 미성숙한 어른이 되지 않도록. 나이에 걸맞은 넉넉한 마음과 깊은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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