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채영 Jun 23. 2024

그대로 멈추거나 비워내거나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때



   우리는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어제 무얼 먹었은지부터 이따가 무얼 할 것인지 아까는 왜 그랬는지 조금 있다가 이걸 해야지 등 끝이 없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미래를 대비하게 하 새로운 측면을 바라보게도 한다.


하지만 생각에 너무 빠지면 불안과 걱정에 쉽게 사로잡힌다. 쓸데없이 안 해도 될 생각까지 하게 되니까. 생각을 안 하는 게 힘들어 생각을 한다. 뭐든 적당한 게 좋듯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지 않다. 생각이란 자기 혼자 수다쟁이처럼 쭉 이어지는데, 에너지를 쓰는 일이니 쉽게 피곤해진다.


그럴 땐 생 멈추기를 시도해 보자. 막상 해보면 생각을 멈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머릿속을 텅 비게 만드는 건 꽉 채우는 것보다 더 고난도다. 잠시 비워냈다가도 나도 모르게 금세 다른 생각이 들어온다. 별거 아니게 보이지만 아무 생각을 안 하고 멍 때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생각을 멈추자고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사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게 어려운 세상이.  잠시라도 머릿속 빈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린 쉴 때조차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보게 된다. 가만히 있는 것이 익숙지가 않다 보니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자극적인 것이 널린 세상이라 쉽게 눈을 돌릴 게 천지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머릿속을 비워내려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가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도 명상의 일부다. 혹은 잠시 짬을 내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맞는 어떤 것이든 좋다. 천장을 보고 멍 때리기도 좋다. 생각을 멈추고 비워낼 수만 있다면.


이렇게 일상에서 잠시 멀찍이 떨어지는 것만 해도 머릿속이 환기가 된다. 그러면 고민했던 문제가 가볍고 작게 느껴진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뀐다. 머릿속이 비워내지니 시원해져서 묵은 생각이 지나간 자리에 좋은 것들이 자리 잡는다.


   일요일 밤이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면 일단 멈추자. 나는 생각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존재다.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걸어 나오자. 생각은 내가 아니다. 훌훌 털고 잔잔하고 고요하게 머릿속을 비워내자.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를 묵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새벽별이 속삭이는 소리,
내면의 말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영혼은 수많은 의문의 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리얼리티 트랜서핑 1, 바딜 젤란드-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이전 18화 당신은 몇 살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