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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Jul 01. 2024

분별심을 내려놓기

그럴 수도 있지


  


  마음이 휘몰아칠때가 있다. 분명 조금전까지 잔잔했던 마음이 금새 어수선해진다. 왜 마음은 이렇게 쉽게 요동치는 것일까.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 이유를 생각해보면, 무엇인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좋은 감정이 들면 편안하지만 싫은 감정이 들면 불편해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마음에 좋고 싫은 장면들이 지나간다. 사람도 상황도 일도 생긴다.  좋거나 싫은 감정이 들때마다 마음은 요동을 친다. 분별하는 잣대가 들이밀어지는 때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생각. 내 모습이 좋고 안좋고, 남의 태도가 괜찮고 안괜찮고, 타인의 행동이 맘에 들고 안들고. 이건 이래야만 하고 저건 저래야만 한다는 내 안의 기준이 강하면 강할 수록 쉽게 괴로워진다.


나도 내맘대로 되지 않는데다 상황도 타인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사실 세상일이란게 내 마음대로 될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행복한 감정보다 불행에 쉽게 휩싸인다. 물론 어떤 일에 있어 나만의 기준점, 판단과 분별은 필요하다. 어떠한 잣대가 전혀 없다면 우린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테니까. 하지만 과한 분별은 결국 마음을 괴롭힌다.


그럴땐  "그럴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해보자. 별거 아닌 그 말이 빽빽했던 내 마음에 틈을 만든다. 여백이 생긴다. 그렇게 마음 금씩 자유워진다. "이럴수도 있지~저럴수도 있지~그럴수도 있지~" 해보는거다.


사실 이 세상 모든 일은 무엇이고 일어날 수 있다. 비가오고 날이 개고 천둥이치고 해가 뜨듯이 모든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정돈되고 말끔한 것 뿐아니라 어수선하고 이상한 것 또한 세상이니까. 예의있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 뿐아니라 무례하고 제멋대로인 사람 또한 존재하니까.


'내 기준에 합당하지 않는걸 억지로 받아들여야만 해'라거나, '좋다 싫다를 구분하지 말자' 라고 단정짓자는  아니다. 그자체로 구분이 되어버리니까. 그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란 사실, 그걸 일단 받아들여보는거다.


얕은 시냇물에 돌맹이를 던지면 그 파장이 크다. 호수에 돌맹이를 던지면 수면 위에 파장이 생긴다. 바다에 돌맹이를 던지면 시냇물이나 호수와 달리 크게 티가 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맘이 쉽게 출렁인다는 것은 우리 마음을 깊고 넓어지게 하면 해결될 일이다.


우리 마음은 무한대다. 나를 넘어서 마음이란 더 커지고 깊어질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이 더 깊고 넓어져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결국 우린 바다처럼 그 어떤 것도 품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마도 넉넉해진 마음으로 무엇에도 흔들림없이 그 자체로 고요하고 잔잔하게 존재할 것이다. 때로 흔들리더라도 그저 웃어낼 수 있지 않을까.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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