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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aya Lee Sep 02. 2015

뱃놀이하며 댓잎밥 씹기



상하이上海는 서울과 너무...................

닮아 있어 곤란하다.



도시 어디에나 오가는 사람은 잔뜩... 길바닥에는 무수한 껌자국과 가래자국...

줄지어 도열한 삭막하고 회색빛인 콘크리트 건물들... 볼거리 없는 대도시...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 한가운데를 벗어나

조금 발품을 팔며 옛 서민들이 거주하던 한적한 동네 어귀를 거닐거나, 혹은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버스를 타고 근교로 나가면 금세-


색다른 또 하나의 '진정한 중국'을 만나볼 수가 있다.





주가각朱家角에 갔다. 


수향마을이라 불리우는데, 상하이 근교 곳곳에 여러 수향마을이 있기는 하지만

그중 가장 가깝고, 잘 알려져 있어 이제는 거의 관광지화된 제법 큰 동네다.

그렇지만 재미있다. 게다가 먹는 것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아니랄까봐,

그야말로 골목골목마다 중국 특유의 먹거리가 종류별로 점포별로...

굳이 가게로 들어설 것도 없이,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며 좌판 구경만 해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수향마을이니 으레 관광객을 위한 배가 다니기 마련인데,

여흥 삼아 근처 가게에서 미리 구입한 '주전부리'를 챙겨들고 배를 하나 잡아 타

그 위에서 여유롭게 뱃놀이하면, 이 또한 나름의 재미라.













이런 것도 있고,


댓잎에 싼 양념한 돼지고기

비계가 볼륨감 있다





















               저런 것도 있고,

               족발 '비스꾸무리'한 맛이 나는...


















탕후루를 빼놓을 수 없지


딸기, 키위, 파인애플 등

각종 과일들을 한 입 크기로 잘라

긴 꼬치에 꿰어 설탕 녹인 시럽을

겉에 잔뜩 바른 간식거리다

예전에는 '산사나무 열매'를 주로 사용해

만들었다는데, 요새는 뭐...

반짝거리는 딸기 무리들이 종종

침샘을 마구 자극한다

















               기념품들도 있고


               하나 구입해 방에 걸어두면

               은근히 귀여운 맛도





















                  빠알간 대문도 있다






















난데없는 앵무새 친구도 등장하고...


다리가 묶인 채 꼬박꼬박 졸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곤 하는데

왠지 좀 짠-한 모양새

















메추리알 발견!


이게이게, 제법 별미다

소금산에 메추리알들을 묻어

구워낸 것인데

은근히 간이 배어 있는데다

오가면서 톡톡톡 까먹는 재미까지













그러나 주가각에서 가장 흔한, 그리고 만만해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쫑즈粽子'다.





말 그대로, 주먹밥.

특이한 것은 댓잎에 꽁꽁 싸여 있다는 정도?

가게마다 특유의 양념을 사용해 찹쌀을 간한 다음, 그 속에 돼지고기, 달걀 노른자,

양념한 버섯이나 야채 등등 각종 소를 넣어 가격을 조금씩 달리 해서 판매한다.

아무 것도 넣지 않은 게 물론 가장 저렴하나, 이것 역시 짭조름하게 간이 되어 있으니

취향껏 골라 먹으면 된다. 각자의 손맛을 표방하는- 대부분 뚝뚝한 인상의 할머님들이 카메라를 보며

포즈를 취한 사진이나 방송국에서 취재해 갔다는 '인증' 사진이 여기저기 곳곳에 붙어 있다.

그냥 마음에 드는 곳으로 골라잡으면... 된다.










찹쌀의 쫀득함, 짭짤하니 식욕을 자극하는 맛과

스테미너 가득한 고기까지 한 주먹에 쏙.

좋은 간식이며 요깃거리며 주전부리다.

물론 맛봐야 할 다른 먹거리들이

셀 수도 없이 많기는 하지만,

가장 든든하며 

서민적인 정겨운 맛.

한 봉지 가득 사들고 가

'집밥'처럼 하나씩 여러 개씩

데워 먹는 중국인 친구들도 꽤 있었다.

기숙사에서 잠시 지내던 시절이었나.
















엄청난 크기의 대야에 찹쌀을 가득 담고

그 옆에 양념 된 고기들도 산처럼 쌓아 놓고,

아주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댓잎과 짚끈을 이용해 '날렵한 손놀림'으로

꽁꽁 싸매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이것들을 커다란 솥에 쪄낸 뒤 판매한다.

뭐랄까, '빼도 박도 못할'

지극히 중국스러운... 맛이다.











비닐에 싸여 차갑게 편의점 냉장고 안에 줄줄이 진열되어 있는 삼각김밥보다야

이쪽이 백 배는 더 운치 있고, 먹음직스럽다. 

간장 냄새 솔솔 풍기며 따뜻하게 데워서 주니(식은 것을 주는 곳도 있다!!! 뜨거운 것으로 달라고 말하면 된다)

아주 별미랄 건 없어도 정겹고 진한 맛이 나는 게, 가끔씩 출출할 때 생각이 난다. 

주가각 구경은 이것저것 맛보랴, 사진도 찍으랴, 경치도 감상하랴- 이래저래 참 분주해진다.

모든 골목들이 구경거리로 꽉 차 있다 보니 정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고풍스러운 우체통도 구경하고





















강 주변의 식당에 들어가니

이런 메뉴도 있다

그런데 소라 크기가 너무 작아

살이 별로 없어...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은 듯

이쑤시개로 쏙쏙 빼 먹는 재미만

















마음에 드는 찻집으로 들어가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오늘의 분주했던 발걸음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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