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삶이 생생해
눈을 뜨니
삶이 싱싱해
낯선 거야,
무얼 해야 하지-를 잊어버렸어
영영 잃어버린 것 같아
멈칫해 뒤를 돌아버리지만
휘몰아치는 지금이 내 앞과 뒤를 뒤엎어버리지
동서남북 사방에서 나를 이곳의 점으로
한없이 데려다 놓네
제자리의 오뚝이처럼
이걸 어쩌면 좋지?
길을 잃어버리더니
그냥 내가 길이 되어버렸어
모든 게 생생해
내가 투명해져서
저들이 모두 내가 된 것만 같아
그러니 난 나를 잃어버렸지만
모든 게 내가 되어버렸어
이것에 특별하다고 이름 붙이고 싶은데
그 찰나마저도 허락해 주질 않네
그냥 그뿐인 거지
이곳엔 틈이 없어
그냥 그것이 되어버렸지
턱-하니 이곳으로 끊임없이 데려다 놓아버리네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말을 잃어버렸어
이건 그에겐 죽음이고
나에겐 선물인 것만 같아
덥석! 얼른 주워 먹어 버렸어
그러더니 나는 다시
줄곧 이곳으로 돌아와 버리네
어떻게 삶이 이래?
무얼 해야 하나?라는 말을 잃어버렸어
이 말엔 기쁨과 슬픔의 자리가 사라졌어
오직 진심만이 남아있어
진심,
그것은
.
이제 나는 이 생을 그냥 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