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한동안 이어폰을 끼고 살았다
오늘 알았다
나 홀로 있고 싶어서
내 세계에 있고 싶어서
그러나 세상에 있고 싶어서
나 홀로 있을 수밖에 없어서
세상이 내게 흐르는 것이 두려워서
경계를 허물면 내게 흘러들어올 것들이 넘쳐 두려워
난 꽉 찬 음악으로 내 세계와 세계의 벽을 단단히 감추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난 딱 한번 이어폰을 내려놓게 되었고
내려놓으면 흘러들어오는 것들에
그냥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들이 그냥 내게 들어왔다
날 비우니
아니 5초의 용기를 내니
이제 세상이 내 빈 공간으로 꽉 차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옆 소음들도
내 먼 곳 누군가의 소리들도
길을 걷는 소리
발에 닿는 향
시선, 물결, 시간의 모든 것들이
내게 흘러들어왔다
난 이제야 세상에 나를 수놓기 시작한 것이다
내 안의 소음들을 내려놓으니
세상은 예상했던 것보다 반가웠고
그것들은 견딜만했다
견딤에 더,
그저 그들과 나의 이야기임을 알았다
난 그들에 더 가까워지고 싶었고
한걸음을 내딛으려 또 한 번의 용기를 내니
이곳은 날 향해 웃어주었다
되었다-
이젠 그걸로 되었다
5초의 용기를 내었을 뿐인데
찰나의 시간 속
세상으로 방향을 트니 나는 세상이 되어버렸고
그것으로 나의 하나의 전기는 끝이 났다
.
난 아름다워 눈물이 났고
알 수도 없는 삶의 신비에
나를 이곳으로 데려다 놓은
모든 신비들에 고개 숙여 절을 올렸다
.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