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북클럽
' 저기요,로 시작한 말은 이렇게 이어졌다. 그게 있잖아요 사실은, 제가 가장 필요로 했을 때 있어주지 않으셨거든요 옆에, 일일이 말씀은 안 드리는데 제가 다 혼자 견뎠고 아버지를, 그래서 지금은 뭐랄까요, 이렇게 말예요 뒤늦게, 옷이니 밥이니 엄마 노릇하려고 좀 안하셨으면 좋겠거든요. 그게 말하자면요, 그냥 노릇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행세처럼 여겨 지거든요. 무슨 얘긴지 아시겠어요'
' 그러니 사실 몸에 문신 두어 개 정도 남기고 그것이 의외로 맘에 들지 않아 낭패하더라도, 아이가 그걸 보고 소스라치거나 연세에 맞지 않게 주책이라고 눈살 찌푸릴 일도 없을 테고, 그런 퉁명스러운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모자 관계가 애당초 형성되지 않았음을, 모를 척하고 싶었던 현실을 시미는 뒤늦게 인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