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23 일 차 (2023.05.15)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정규직을 그만둔 지 몇 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일요일에는 약속을 잡으면 안 되는 심리적 저항이 있다.
워킹맘이었던 시절에는 일요일은 쉬는 날이 아니었다.
세탁기를 두 번 돌리고 집안 청소를 하고 지난 일주일의 지저분함을 치워야 하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주간을 준비해야 한다. 냉장고도 채워야 하고, 아이의 준비물도 챙겨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쉬어야 내일부터 달릴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아등바등 지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꼭 내가 다 안 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굉장히 집안일을 잘하는 주부는 아니었다. (ㅎㅎ 나도 잘 안다.)
정규직을 그만두고, 이제는 일요일에도 내가 보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전부다 내 시간이 되었음에도 월요일이 주는 무거움은 존재한다.
어떻게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곳으로 출근을 했었는지, 그 힘든 일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회사원이라는 직업군의 사람들을 가장 존경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몸이 아파도 참고 아침 일찍 부산을 떨면서 출근길에 오른다는 것은 특별한 이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밥벌이의 대단함이 여기에 있다. 물론 그 속에는 밥벌이만 있지는 않다. 꿈에 연결되기도 한다.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걸 꿈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을 위해서 참고 그 시간을 견디기도 한다. 그리고 그 꿈의 길에서 만난 동료들을 만나는 기쁨도 있다.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동료지만, 가끔은(?) 의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가장 그리운 것은 끈끈한 동료애일 듯도 싶다. 물론 좋은 것만 기억에 남아서 그런 거이지만...
단순한 밥벌이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게 출근길이 가장 간단하기는 하다.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걸 이제는 잘 안다.
지금 나에게 월요일은
늦잠을 잘 가봐 긴장해야 하는 날도 아니고,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이번주에 꼭 해야 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지내야 하는 그런 시간도 아니지만, 왠지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 만 같은 그런 시간이다.
다시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간들에 설레자.
그냥 주어지는 시간은 없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같은 아주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그리웠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제 이런 일로 우울해하지 않는다. 너무나 기쁘게 나에게 주어진 이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음... 이번주는 너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다.
기운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