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매일 글쓰기 43일 차 (2023.06.04)

by 장보라

수영장 주차장으로 걸어간다.

'아줌마'

'저기 아줌마'

나는 뒤돌아보며, 주변을 살핀다. 혹시 나?


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나는 아줌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를 부르는 명칭은 사실 아줌마 밖에 없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아줌마로 불리는 게 맞다.






내가 나 스스로 '이제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나 보다.'라고 느낀 순간은 회사의 어린 친구들, 특히 20대 후반의 여자 직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각날 때였다. 그 나이의 몇 년이 그 친구들의 나머지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걸 생각나는 순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나를 만난다.


'그 오빠랑 결혼하면 안 된다.'

'지금 이런 걸 배우면 좋다.'

'얼굴 고치지 마라.'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전혀 들리지 않는 나이라는 걸 안다. 나도 그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에 왜 저런 이야기를 할까.. 싶을 것이다.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가끔 이야기를 하고 후회한다. 그냥 하지 말걸.. 하면서,..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이야기해주는 어른을 만났으면 지금 나는 조금 달라졌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물론 그 시절 그 이야기가 제대로 들릴 확률은 적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났더라면..


자꾸, 그때 그랬다면,

다른 선택을 내렸다면,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드는 기억 속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오늘도 어떤 모임이 있다.

온라인에서 만나서 가벼운 오프 모임을 한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나이 때문에 가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바쁘지 않는 한, 새로운 모임이나 행사에 가는 것에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늙었나 보다.

이제는 그런 모임에 가는 것에 주저하게 된다.

괜찮을까?

내 나이에..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정말 아줌마가 되었나 보다.

아줌마라는 단어는 그저 약간 나이가 든 여성을 부르는 일반적인 말인데 왠지 모르게 약간의 부정적일 때도 있고, 작은 슬픔을 포함하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데, 이런 생각을 하기 싫은데, 조금 서글픈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나의 직업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것의 첫걸음으로 이곳에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편집이 들어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생각나는 대로 쓴 첫 글입니다. 엉망이라 부끄럽지만 그대로 발행을 누르려고 합니다.


오늘이 43일 차.


왠지 기분이 좋다. 벌써 작가가 된 것 같다.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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