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42일 차 (2023.06.03)
문방구 주인이 될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지금도 눈에 보이는 펜통만 몇 개인지..
볼펜은 싫고,
펜... 그것도 얇은 펜을 좋아한다.
슥-슥- 쓸 때의 느낌에 중독이 된 듯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볼펜을 사기도 하는데 거의 다 바로 친구에게 주게 된다.
안 쓸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일 좋아하는 펜은 사진의 한가운데 있는 파버카스텔의 피그먼트 수성펜 0.1
꼭 0.1mm이어야 한다. 0.1mm 검정, 파랑, 빨강만 나온다. 0.3mm는 퍼플색도 있다. 보라색을 발견한 나는 기쁨에 바로 구입을 했다. 하지만 0.3으로는 그 필기 느낌이 안 살아서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0.1mm로도 몇 가지 색을 더 만들어주면 좋겠다. 세일도 없다. 그 어디에서도 조금이라도 싼 가격으로 살 수 없다. 조금 사악한 가격이지만 나는 멈출 수가 없다. 파커카스텔 피그먼트 수성펜 0.1 펜의 여유분 특히 파랑의 여유분이 없으면 너무 불안하다. 그래서 솔직히 아껴서 사용한다. 다른 펜들을 기웃거리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다. 이 펜이 그렇게 편한 펜을 아니다. 일정하게 힘을 주어서 써야 한다. 종이의 두께도 잘 보고 쓰지 않으면 번질 때도 있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사용 중 계속 뚜껑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럼 말라서 쓸 수가 없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펜이지만 나는 이 펜으로 무언가를 쓸 때가 많이 행복하다. 책을 읽으면서 책 한 귀퉁이에 나의 생각을 쓸 때에 꼭 이 펜을 사용하게 된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조금이라도 소질이 있었다면 아마 엄청난 지름이 있었을 것 같다. 간혹 미대생들이나 구경할 만한 그런 곳에서 기웃기웃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잘 거기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의 용도는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도 집의 어떤 곳에는 '저걸 왜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문구류가 있다. 마음에 들어서 살 때는 무언가 생각이 있었을 텐데.. 하면서
만년필도 좋아한다. 그것도 EF촉만 사용한다. 만년필은 고가여서 많이 망설이다가 손에 넣곤 한다. 그래서 가끔 EF촉의 만년필을 세일한다고 하면 정말 열심히 본다. 만년필은 사용하는 데 더 많이 손이 간다. 잉크를 바꿀 때는 꼭 손에 잉크물이 들곤 한다. 좋은 잉크, 특이한 색의 잉크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관리를 잘 못하면 바로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아직 만년필은 '이거다.' 하는 인생 만년필은 못 만났다. 그래서 아직도 이것저것 자꾸 보게 되는 것 같다.
몇 년 전 미니멀리즘을 시작했을 때, 제일 한심하게 생각된 것이 문구류였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건 왜 산 거야? 내가 이렇게 글을 많이 쓰나.. 아닌데,.. 너무 말도 안 되는 양에 한숨부터 나왔다. 모두 분류를 하고, 많이 정리했다. 버렸다. 마음이 아팠지만, 할 수 없다. 좋아하는 문구류의 취향이 정해지니, 더 이상 사용 안 할 것을 예상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열심히 검색을 해서 기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 당시에는 아프리카 어떤 마을에 학용품 기부안내가 있어서 그곳에 몇 박스를 포장해서 보낸 기억이 있다. 문구류만 몇 박스.. 스스로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외국여행을 가도 문방구 같은 곳에서 길을 잃은 적이 많다. 같이 여행 간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너는 들어가면, 안 나와. 그런데 눈이 너무 빛나 ㅋㅋㅋ' 그래서 반나절을 지인들과 따로 시간을 정해서 따로 다니기도 한다. 이제는 거의 취향이 정해져서 굉장히 스피디하게 구입할 것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처음 보는 것들을 보면 그 앞을 떠나지 못하기도 한다.
아무튼 나의 문구에 대한 사랑(?), 집착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굳이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사고 싶은 것을 못 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24색 색연필을 사고 싶었으나 그 당시에는 고가였으니, 당연히 몇 가지 안 되는 보편적인 것을 엄마는 사주셨던 것 같다.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던 유년시절, 5살 위의 오빠.. 나는 약간 까다로운 아이가 되어야 했었다. 그래야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 있었다. ㅎㅎ
이런 일들에서 알게 된 것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사고 싶은 것은 사자.
할머니가 되어서 후회하게 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젊을 때 못해보았다면서 갑자기 이상한 옷을 막 입고 다니는 할머니가 되고 싶지는 않다.
ㅋㅋㅋ
두 번째 나의 직업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것의 첫걸음으로 이곳에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편집이 들어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생각나는 대로 쓴 첫 글입니다. 엉망이라 부끄럽지만 그대로 발행을 누르려고 합니다.
오늘이 42일 차.
왠지 기분이 좋다. 벌써 작가가 된 것 같다.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