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64일 차 (2023.06.25)
가끔 생각이 나고 가고 싶은 장소가 있으신가요? 이곳 전라북도 전주시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 저에게는 그런 장소입니다.
작은 새소리를 들으면서 산책길을 오르다 보면 고요한 호수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호수에 비친 하늘과 나무의 모습이 너무 근사해서 사진을 꼭 찍게 됩니다. 조금씩 보이는 작은 도서관의 모습에 처음 본 사람들은 매우 놀라움을 나타냅니다.
‘왜 이곳에 도서관이 있을까? 누구 생각일까? 너무 작은데? 너무 예쁘다.’ 웅성웅성 저마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도서관 길을 올라갑니다.
점점 도서관의 실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슴이 콩콩 뜁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거든요. 이렇게 정성스러운 모습의 자연과 하나가 된 도서관을 보게 되다니.. 이런 감동에 쉽게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관 모습에 취해 있습니다. 해설사 선생님의 부름에 얼른 들어갑니다. 호호
내부는 아주 안락합니다. 3층(?)이라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아요. 계단 몇 개 아래의 많은 시집과 다락방 같은 위층이 있거든요. 전체가 나무와 통유리로 되어 있어요. 이곳에서 눈이 오는 걸 보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학산 숲속 시집 도서관은 1,800권의 시집으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대여는 불가하고 열람만 가능합니다. 김용택 시인님이 명예 관장님이시고,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친필 사인이 적힌 시집도 있습니다. 또 이곳은 만나기 어려운 시를 쓰시는 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도 듣게 됩니다. 특강 같은 모임이 자주 있다고 해요. 자세한 내용은 전주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반하다(사랑과 이별, 인생 등 주제별 시집 서가), 고르다(출판사별 시인 전집 서가), 다르다(외국어 원서 시집을 모아 놓은 서가), 만나다(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저자 친필 사인 시집 서가)’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어져 있는 것도 분위기 있지 않나요?
3층 다락방에서 쿠션에 몸을 기대고 시집을 읽는 건 여기가 어디이고 오늘이 며칠인지를 잊게 하는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게 예쁘게 나온 설정 사진도 여러 장 찍었고요.
이곳 학산 숲속 시집 도서관의 사서님이 제일 부럽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오게 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하자면 같이 간 친구들과 가까운 아파트의 시세를 검색했었어요. '이사올까?'를 생각할 만큼 이곳은 특별한 곳입니다.
가고 싶은 장소가 생겨나는 일. 특별한 추억을 공유하는 일.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을 겨울에 꼭 가보고 싶어요. 물론 눈이 오면 산에 오르기는 힘이 들겠지만 하아얀 풍경이 꼭 보고 싶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다. 벌써 작가가 된 것 같다.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