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70일 차 (2023.07.01.)
오늘은 7월 1일이다.
어쩌다 보니 2023년이 반이 지나갔다.
2022년 겨울 건강검진에서 알게 된 몸에 이상 때문에 2023년의 시작은 우울했다. 수술과 치료로 몇 달을 보내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일로 나는 엄청나게 흔들렸다. 그 어떤 책을 읽을 수도 없었고,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인생은 참 생각만큼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알게 되었었다.
2022년 나는 큰 경험을 했고 그 일을 접은 후에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2023년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욕심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계획을 제로 상태로 만들고 나는 건강회복에만 모든 것을 집중했다. 그 시간은 아주 힘들었지만, 잘 견디고 이겨내었다.
그 시간을 다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봄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여름이다….
오늘은 토요일. 아침부터 새로 신청한 스페인어 클래스를 위해서 집을 나섰다. 새롭게 만난 선생님은 특이했다. 잔소리가 심하다. 조금 무례하기까지 했다. 시간강사인 자신에게 시간을 빼앗으면 안 된다. 예습과 복습을 잘해서 다른 수강생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일주일에 2시간 수업으로 외국어를 배울 생각을 하지 마라. 열심히 하지 않을 거면 지금 바로 수강 취소를 해서 대기자에게 기회를 줘라. 특이하다. 이런 쌤은 처음이다. 약간 이상하기도 했다. 물론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는 알지만, 성인반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엄청난 자극이 된다.
2023년 하반기의 시작으로는 괜찮은 거 같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생각이 많아서 잘하지 못하던 일들이 지금 나에게는 조금 쉬워졌다.
‘괜찮을까? 강의 수준이 맞을까? 시간은? 같이 하는 분들은? 선생님은? 토요일인데 여행 같은 일정으로 완주를 할 수 없지 않을까?’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제는 조금 뻔뻔해져서, ‘해보지 뭐. 아니면 말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되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경험이 쌓인다는 것이 이럴 때는 좋다. 첫 시간에 계속할 것인지 말 건지를 결정하려고 준비물인 책도 구매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갔다. 이런 내가 어색하지만 괜찮다.
안전지대를 벗어나 자주 어색한 나를 만나자. (사실, 이 주제로 글을 쓰다가 다음을 위해서 남겨 놓았다.)
2023년 하반기는 나에게 어떤 시간을 줄 것인가?
생각이 아주 단순해졌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지나쳐야 하는 일들이 명확해 졌다. 나는 독서와 글쓰기에 집중할 것이다. 나의 모든 에너지를 이곳에 쓸 생각이다. 그리고 힘들 때 내 옆에 있어 준 사람들, 나를 위해서 기도해 준 사람들을 꼭 만나러 가고 싶다. 감사함을 직접 전하고 싶다. 이렇게 2023년 남은 반을 지낸다면 이번 겨울에는 행복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듯싶다.
지난겨울엔 간절한 기도로 가지고 싶었던 시간이 지금 내 앞에 있다. 선물로 받은 일상에 감사하자. 항상 옆에 있던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는 간절히 가지고 싶은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아는 사람이 되었다.
2023년 7월 1일의 저녁 8시, 내 방, 내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너무 좋다.
두 번째 나의 직업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것의 첫걸음으로 이곳에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편집이 들어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생각나는 대로 쓴 첫 글입니다. 엉망이라 부끄럽지만 그대로 발행을 누르려고 합니다.
오늘이 70일 차.
왠지 기분이 좋다. 벌써 작가가 된 것 같다.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