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D-95
오늘 아침 산책에는 자전거가 많이 보였어요.
조금 고가의 자전거와 멋진 사이클 복장을 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이클 취미가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걸 몰랐었습니다. 전문가용 자전거의 가격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자신의 몸에 맞추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준다거나 다시 당근에 재판매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의상을 풀로 장착한 사람도 보입니다.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상의도 있고, 멋진 고글도 보입니다.
조금 어르신들의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열심히 운동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저는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팔십이 훌쩍 넘으신 아빠는 아직도 열심히 자전거를 타시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처음 '아빠, 자전거 핼맷 사드릴까?' 했을 때, '괜찮다. 지금 것도 아직 좋다.' 하셨지만 자전거 매장에 가셨을 때 새 핼맷을 쓰고 아이같이 좋아하신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아빠와 자전거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 더 있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날 아부지의 자전거를 보았는데 작은 라디오(?)인지 스피커인지 하는 것이 매달려 있었어요. 할아버지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계속 재생되는 MP3 플레어였습니다. 일부러 용산까지 가서 사가지고 자전거에 직접 설치하셨다고 하셨어요. 그걸 보는 저는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운동하면서 꼭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잖아요. 새 기기가 나오면 아이팟,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등등 좋거나 예쁘거나 유행이거나 하는 것들을 사는 딸.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도 그런 걸 원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네요.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 후로는 자전거를 타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자세히 보게 됩니다. 어떤 것들이 자전거에 장착되어 있는지도 보고, 크게 음악을 틀고 가시는 분들을 보아도 이상하지 않고 아빠보듯 지나가게 됩니다. 아빠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일을 모두 하십니다. 왜 부모님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그 분들도 꿈도 있고, 제가 하고 싶은 것과 같을 텐데 말이죠.
아이폰으로 바뀌면서 비율이 바뀌어서 조정을 조금 했습니다. 눈에 익은 모습이 좋네요.
자꾸 이 구도의 사진을 찍는 저를 발견합니다.
긴 연휴의 시작입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사랑하는 내 편들과 지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