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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보라 Dec 12. 2023

번개모임이라는 말 요즈음에는 안 쓰나요?

비카인드 카페 이야기 6

비카인드 번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요즈음에는 안 쓰는 말인가요? 예전에는 쓰던 말인데,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번개모임은 갑자기 모임을 만들다. 머 그런 뜻입니다.


'piknic 갈래요?' 

'예 가요. 가보고 싶었어요.'

이게 다다. 이렇게 모임이 성사되었다.


언제부터인가 'piknic'이라는 장소가 자꾸 눈에 띄었다. 머지? 궁금해하고 있던 차에 지금 그곳에서 무슨 전시를 하는지, 어떤 것을 볼 수 있는지도 묻지 않고 만남을 승낙해 버렸다. 그래서 비카인드 맴버 세명은 12월 어느날 남산 밑에 자리잡은 piknic 피크닉에 가기로 약속을 합니다.


'회현역 4번 출구에서 11시에 만나요.' 급하게 정해진 만큼 이렇게 쉽게 약속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 신기했다. 회현역이라, 아, 거기, 남대문 시장 건너편이고 남산오르기 시작하는 곳. 거기구나. 오래간만이네 그 동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불현듯 그곳이 서울역과 가까운 곳이라는 것과 '서울로'를 이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멋진 사진을 보면서 '서울로'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잘 되었다.


서울역 주변을 사부작사부작 걸어볼 생각으로 일찍 집에서 나섰다. 최단거리, 최단시간이 좋을 때도 있지만 약간 돌아가거나 예상하지 못한 길을 이용할 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웬만하면 오늘은 길거리에서 지도앱을 켜지 않고 걸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역 지하철역에서 나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해보니, 저 길로 가면 '서울로'에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눈으로 확인하고 내 다리로 걸어본 '서울로'는 꽤나 잘 만들어졌다. 날이 좋고 해가 길다면 또 다른 색을 보여줄 것 같다. 쉼터, 카페, 지하철과의 연결 통로도 있다. '야경이었으면 더 멋질 텐데'하는 생각을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행운을 만났다.


회현역에서 다른 두 명을 기다렸다. 서울은 꽤 넓다.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고 남산으로 가는 사람도 많다. 이곳을 잘아는 N님의 안내에 따라서 예쁜 건물의 계단으로 오르니, piknic 건물이 보였다. 사진에서만 보던 정면 모습을 보기 위해 조금 움직여 본다. 오늘의 전시는 '회사 만들기 Entreprendre'이다. 기대 없이 들어간 전시는 꽤나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꼼꼼하게 시간을 들여서 보았다. 에필로그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고, 초라한 1호 점도 있다. 그들이 신화를 썼다면, 당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다.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1층에서부터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서 4층까지 전시를 보고 나면 피크닉의 유명한 장소인 루프탑을 만난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사진을 찍는다는 그곳에서 여러 각도로 사진과 영상을 찍어본다. 이런 사진을 찍고 싶은 오브제를 만드는 것도 실력이다. 1층에는 카페 피크닉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 모임을 하면 좋을 것 같다. B1의 숍 피크닉은 좀 위험한 장소이지만 우리는 신나게 보고 꼭 필요한(?) 몇 가지를 구입했다. 예쁜 것은 지나칠 수 없다. 맘이 잘 맞는 친구들과 이런 장소에 오는 것은 행복하다.


별관에 있는 겨울책방의 기업가의 서재까지 보고 나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이런 전시를 보고 지금까지 먹던 음식, 예를 들자면 칼국수나 00탕 이런것을 먹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멋진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그러다 '어쩌다 농부'를 발견했다. 시금치두부카레와 닭갈비크림카레를 먹었다. 분위기도 맛도 좋았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기분 좋은 식사를 하고 옆으로 이동해서 로컬스티치를 구경했다. 1층은 예쁜 소품샵으로 위로 올라가면 다른 주제를 가진 작은 서점들이 있는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이어서 계단이 높은데 그런 것들을 모두 살려서 건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책의 수가 적고 표지를 보게 진열해 놓아서 오히려 선택하기도 쉽고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맨 위에는 찻집이 있었는데 우리는 약간의 피로감에 커피가 필요해서 커피집으로 향했다. '유월의 커피'는 오렌지색이 예쁜 집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같은 것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하는 일이 너무 좋다.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제는 좋은 곳을 보면 이들이 생각이 날 것 같다. 혼자서 다니는 것이 편안한 내가 점점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 비카인드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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