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일입니다.

새로운 도전 30일

by 장보라

문장은 천하의 지극한 보물이다. 문장가는 조물주의 동굴에서 심오한 진실을 꺼내고, 실상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숨겨진 비밀을 더듬어 파헤쳐 음양의 신비를 누설하기에 귀신은 그에게 분노하고 원망을 품는다. - 박지원





문장 쓰기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첫 문장은 더욱 그렇다.


하얀 백지를 하염없이 쳐다본 적도 있고, 머릿속에 떠다니는 이야기를 어떤 글로 써야 하나. 나는 안되나 보다. 하고 심각해진 적도 있다.


좋은 글을 쓰신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때면 정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보게 된다. 이런 글을 쓰려면 어떤 배움이 있고, 어떤 글을 읽었으며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어떤 루틴이 있고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한동안 작가들의 루틴에 집착한 적이 있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야. 하늘에서 내려주는 그런 아이디어가 있거나 작가님들만 알 수 있는 그런 비밀이 있을 거야.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갑자기 떨어지는 시상이나 글감은 없다고들 한다. (진짜일까? 안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잘 알려진 대로 여러 편의 글을 꾸준히 써오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루틴을 보면 일찍 일어나서 꾸준히 몇 시간의 집필을 한다고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 앉아서 잘 쓰는 글보다는 같은 양을 쓰는 것에 집중한다고. 그리고는 달리기나 수영으로 생각을 비우고 글을 쓰기 위한 체력을 비축한다. 과하지 않은 식사를 하고 음악 듣기 독서하기를 한 후 일찍 잠에 든다. 이런 특별한 그 무엇보다는 일상적인 지속적인 작은 일을 하면서 꾸준히 작가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영하 작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른 기상을 하고 스마트폰이나 SNS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면서 오전에 창작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많이 쓰기보다는 정확하게 집중 가능한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독서와 산책, 메모 등의 사유에 집중한다. 과한 인간관계, 과음을 피하고 하루를 느슨하게 닫는 습관과 생각을 다음 날로 넘기는 여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무언가 대단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찾고 정리하고 분석하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사실 대단한 문장은 어떤 것인가부터 생각해야겠다. 사소하게 일어나는 일들 하지만 매일 나를 만들고 생각하게 하는 것들. 먹고 보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에 예민한 감각을 세워보자. 다시 국어를 공부하는 기분이다. 가끔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 말의 단어 숫자가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하다. 외국어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한글에 대한 부분은 넘긴 것도 많다. 그러다가 글을 쓰게 되면 빈약하기 짝이 없는 나의 단어 선택에 어이가 없을 때가 많다.


알고 있는 단어가 내가 만들 수 있는 세상의 전부다. 올해 계획에 한 가지를 더 넣어야겠다. 국어 단어장 만들기. 당장 시작해야겠다. 음 어디에 하지? 어떤 방법으로? 머리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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