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 아침 도서관 매일 10분 막 쓰기 프로젝트
글을 쓰고 싶다.
잘 쓰고 싶다.
그래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한결같은 말이 있다.
일단 쓴다.
매일 쓴다.
이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 것은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적어도 글 쓰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브런치를 구독하고 있는 분들은 알 것이다. 하얀 종이에 깜빡이는 커서를 하염없이 본 기억이 있다. 어지럽게 무언가를 쓰고 싶은데 정작 정리가 안된 글을 보면서 '내가 무슨 작가라고..'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일을 저질렀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에 무작정 이런 글을 올리게 된다.
아침마다 5시-7시까지 도반 아침 도서관은 줌(ZOOM)에서 오픈하고 있다. 2021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까, 10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 시간에 만나는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각자의 챌린지를 위해 그 시간에 함께 한다. 그분들에게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딱 10분만 나에게 주세요. 같이 글을 써요. 하는 것이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매일 아침 내가 오늘의 주제를 던진다.
카페 게시판에 글을 쓰고 발행을 누른다.
다른 이들의 글을 읽어보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긴다.
지금까지 글쓰기 주제로 던져진 것들은 가을의 시작, 달력, 나의 아침시간, 어떤 사람에 대해서, 월요일에 대한 생각, 책, 좋아하는 색, 손, 생일, 중독, 가족이 있었다. 계획도 없이 그날 아침에 생각나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그냥 쓴다. 머리가 생각나는 대로 키보드위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오타가 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글이 전개된다. 매일 그렇다. 하지만 지우지 않는다. 다시 읽어보지 않는다. 그러는 순간 나는 절대로 발행을 누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글을 올리고 있는 도반님들에게 키보드에서 DEL키와 BACK 키를 떼어버리라고 농담으로 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물 흐르듯이 글이 나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뚝뚝 끊어지는 글에 머리가 복잡하기도 하다. 이걸 과연 올려도 될까는 매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매일 무언가를 끄적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발행을 누른다. 그러면 같이 글을 쓰고 있는 분들의 격려의 글이 올라온다. 아직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줄만하지는 않다. 괜찮다. 그냥 같이하고 있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만 느끼면 그만이다.
이 일이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글을 잘 모으고 다듬어서 연말에는 작은 책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내가 무슨 작가야..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고, 지금도 있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무언가를 쓰고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 그래서 친구들의 도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같이하자고, 함께 해야 포기 안 하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글을 빌려서 같이 아침마다 몇 줄씩 써주시는 착한(?) 도반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쭉 같이 해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