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분 막 쓰기 글입니다
"징징징 번쩍번쩍"
손을 뻗는다.
잡히는 건 내 스마트폰의 새벽 알람. 작은 눈을 뜨고 빠르게 중지 버튼을 누른다.
지금은 새벽 4시 반
언제부터인가 나의 아침 기상 시간은 4시가 되어 있다.
어제는 도반2022 리더 3인의 릴레이 줌으로 몸도 힘들고, 12시 넘어서 잠이 들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일단은 좋아서 한다.
(이런 생각은 조금 정신을 차리고 해 보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몸이 모두 깨어난 것 같지는 않다.)
살짝 침대에서 바로 누워서 손가락 발가락 잼잼과 가위바위보를 한다.
무의식 중에 하게 되는 나의 아침 루틴 중에 하나다.
몸을 일으켜서 주방으로 살살 가본다.
아직 캄캄한 시간이다.
정수기에서 물 한잔을 받아서 약을 꺼내어 먹는다.
갑상선 수술을 한 지 10년이 넘어섰다. 매일 이 파란 약 하나를 먹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며칠 전 정기검진을 다녀왔다. 6개월 더 일상적으로 살아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물론 체중을 줄여야 한다. 운동을 해야 한다. 등등 꼭 해야 할 일들을 의사 선생님께 꾸중 아닌 지시를 받았다. 그래도 이런 일상이 가능하다는 것에 감사한다. 큰 수술을 하고 나면 겁이 많아진다. 내 몸에 대해서 자신이 없다.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모시고 살아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가끔 든다.
화장실에 가서 세수와 양치를 한다. 잠을 깨기 위함이다.
샤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 들지만, 지금 이 시간에 소란한 소리를 낼 수 없다.
물 한잔을 들고 책상에 앉는다.
모니터와 맥북을 켠다.
책상 위가 너무 정신이 없다. 깨끗한 책상을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어젯밤 잠들기 전에 치워야 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인 것을 이제는 안다. 되고 싶은 나와 본질의 나 사이에서 매일 싸운다. 이런 사소한 일까지. 이제는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자꾸 길게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잘 모아두었다가 작은 꼭지로 써보아야겠다.)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줌 회의를 열어본다. 아니다 카카오톡이 먼저다. 카톡창에 굿모닝 인사를 한다.
도반 아침 도서관을 열기 위해 줌 회의 주소를 복사하고 줌을 시작한다. 소리와 비디오를 체크해 본다. 아직도 줌 비디오의 내 모습은 익숙하지 않다. 부은 건지 머리는 어떡하냐고.ㅋㅋ 어색한 내 모습이다. 도반지기님들의 입장을 기다려 본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오늘 날짜를 써본다. 2022.09.03 Sabado 이건 스페인어로 토요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스페인어로 요일을 적기 시작했다. 도반 카페에 아침 도서관 일지를 쓸 때도 요일은 스페인어로 쓴다. 스페인어를 잘하고 싶고, 스페인 장기 체류 여행을 가서 유럽 구석구석을 다니는 여행 작가가 되고 싶다.
오늘은 글이 쭉쭉 안 나간다. 손가락에도 힘이 없다. 자고 싶다. 역시 수면시간이 중요하다.
일정이 있어서 바로 잠들지도 못하는데 걱정이다. 그만 써야겠다.
이 글은 도반2022 카페의 아침 도서관에서 매일 쓰는 글 중에 일부입니다. 매일 쓰다 보면 글쓰기가 힐링이 되고 쉬워질 것 같아서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10분만 지우지 않고 막 써서 그대로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