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책 사서 3-5

2012년 어느날 아침.

by 황은화

3막 5장

2012년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벤치.


벤치에 잠들어 있는 민교. (거지꼴이 따로 없다.) 낡은 외투를 이불 삼고 얼굴은 잡지로 가리고 있다.

몸을 움직이자 잡지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민교, 벤치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핀다. 아무도 없다.

기지개를 켜자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민교 아~~~~~~~~~


(무대 조명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진다)


벤치에 한쪽 끝에 민교가 앉아 있고, 한쪽 끝에는 정장을 입은 신사가 한 명 앉아 있다. 민교는 키노 잡지를 보고 있고, 신사는 여성모델이 표지를 장식한 남성잡지를 보고 있다.


(잡지가 두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 있다.)


민교 (잡지 위로 고개를 올리고) 저 죄송한데, 지금이 1994년인가요?


신사 (잡지 위로 고개를 올리고) 네?


민교 지금이 1994년 맞죠?


신사가 잡지 위로 고개를 내민 채 고개를 가로젓는다.


민교 그럼 언제죠? 2012년??


신사 핫써머! 핫써머!


민교 아, 네. 감사합니다.


다시 두 사람 책 읽기에 집중한다. (이전처럼 잡지 속으로 얼굴을 감춘다.)


민교와 신사를 비추던 조명 어두워지고 건너편 벤치에 조명이 들어온다.

그곳에는 소년(어린 민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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