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으로 잔뜩,

겨울시

by 황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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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KI jun-ho



슬픔으로 잔뜩,



외로운 마음으로 개울가를 거닐었지

누군가 악기를 두고 간 모양이야

발을 담그면 차가운 선율뿐,


숲에서 길을 잃어 헤매는데 보이지 않았지만

여자가 어디선가 노래를 하고 있었지

누군가 사랑을 두고 간 모양이야


슬픔으로 잔뜩,


발끝에는 무거운 악상기호들


조용히 눈을 감았지.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고)

(두고 간 조약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