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된 마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다
혹자는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차우리기? 뭐 그게 대수라고.
그렇다면, ‘네, 대수 맞습니다’ 하고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 둘을 재우고 새벽에 찌뿌둥한 몸을 힘겹게 일으키고 일어나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로션을 발라봅니다. 그리고 거실에 나오게 되면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것은 정리되지 않은 아이들의 장난감이지요. 정리를 해야만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차 한잔 타러 가는 일이 어려운 이유가 모두 잠든 후에 일어나 고요한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잔잔하게 이어지는데 하물며 낮시간에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테팔 포트에 물을 받고 끓는 소리가 나면 이내 안심이 됩니다. 미처 설거지를 당하지 못한(?) 주전자 안 보리에서 쉰내가 나서 마음이 좋아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차 우리는 시간만큼 마음이 정화되는 시간도 없습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수유 기간 동안에는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와 차를 마시지 않았기에 루이보스차를 언제나 새벽에 우렸습니다. 가끔은 둥글레차도 좋고요. 단유를 한 이후부터는 슬슬 카페인차와 커피를 가동했습니다. 특히 보이차는 6년간 마셔오고 있는데 특유의 고소한 맛에 가장 좋아하는 차가 되었어요. 약간의 카페인이 들어있기도 해서 새벽에 일어나 정신을 맑게 깨우고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도 큰 도움을 주는 동반자입니다.
뜨끈한 보이차를 우리면서 퍼지는 갈색의 안무를 보고 있자면 한편의 공연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추운 겨울날에 따끈한 머그잔을 잡고 있는 것만큼 아늑한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천천히 스며들어 투명한 물에 녹아 들어 갈색이 되는 보이차처럼 마흔이라는 나이에 살며시 스며들어 또 다른 내 모습도 사랑할 수 있는 엄마가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차 한잔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차를 우리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