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모두 잠든 후에] #2. 명상 그리고 침묵

중년이 된 마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다: 생각을 비워야 산다

by 비비들리 vividly

‘내 몸 하나 간수 못하는데, 애들까지 키우는 엄마들이 대단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서른 초반의 아가씨 때를 생각해보면, 딱히 비혼주의자이거나 결혼을 한다 해도 딩크족이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사내에서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편이었고 간혹 동료들에게 욕심이 많다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욕심과 욕망이 있으니까요. 퇴근하면 중국어 학원을 다니고 주말에는 밴드에서 보컬을 하면서 나름 갓생을 살았던것 같아요.- 요새 갓생러와는 비교도 안되는 아날로그 갓생러- J가 강했던 탓에 더욱 더 엄마들이 대단하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와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서른 초반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을까요?


첫번째 질문에는 엄마로서의 삶은 정말 다르다 라는 것입니다. J인 성향은 이제 P로 바뀌어갑니다. 아무리 철저하게 짜여진 계획인들 뭐합니까? 그대로 수행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부지기수 입니다. 갑작스레 아데노바이러스로 눈에서 콧물이 나오고 고열이 나는 둘째를 안아 기도합니다.


두번 째 질문의 정답은 네, 아니오 둘 다 입니다.

여전히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도 머릿속에는 영어듣기도 해야 하고 몰입해서 독서도 1시간 이상은 하고 싶고, 번역도 해야 하며 요가도 하고 싶고 참, 끝나지 않는 생각의 향연일 뿐입니다. 스트릿 보이즈가 갑작스럽게 뇌 속에서 즉흥적으로 댄스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다만, 함께 춤을 추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차이점이겠지요? 하지만 온전히 나에게 투자할 시간이 많지 않은 지금, 생각을 비워내기 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6년째 글을 써오고 있는 블로그에서 24년부터 유지해온 프로필 글귀가 있는데요. 바로 생각정리 입니다- 추가로 냉장고와 데이터 정리도 있어요.


생각정리는 어떻게 할까요?


바로 명상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한 동안 마음챙김(mindfulness)이 유행했었지요. SNS 라는 공간에 시간을 빼앗겨버린 오늘날 우리들에게 잠시 쉬어가고 비워내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본 나티고 린데블라드(Bjorn Natthiko Lindeblad)의 책 <I May Be Wrong: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의 원서>는 명상하는데 있어 몇 가지 큰 가르침을 주고 있는데요. 그 중 첫번째는 바로 ‘덜 생각하고 숨을 더 쉬라(think less, breathe more)입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더 생각함으로써 고통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는 말합니다. 고요함의 가치과 내면 듣기는 중요하다고요. 그리고 생각해 빠져드는 것보다는 호흡에 집중하라고요. 이는 인간의 존재와도 관련됩니다.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집중을 돌리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생각과 대화하는 것보다 고요한 침묵의 힘은 기대 이상으로 꽤나 큰 효과가 있답니다.


특히 부부관계에서 탁월한 빛을 발휘하는데요. 육아를 하다보면 배우자와 싸우는 일이 흔합니다. 부족한 시간- 어떻게 보면 자유에 대한 갈망이겠지요.- 저녁에 카페에 다녀온다든지 주말에는 운동과 같은 취미활동을 한다던지요. 또 아이들에게 온전히 쏟는 사랑의 에너지가 배우자에게 가기에는 부족해 보일 때도 있지요. 부족해지는 체력은 또 어떻구요? 돼지고기가 피로회복에 좋다하여 구워 섭취하면 그 효과는 길어야 이틀 가는 것 같아요. 홍삼을 먹으면 상열감이 생겨버리는 체질로 바뀌어 버리고.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는 마흔입니다. 체력 기른다고 유모차 끌고 열심히 산책을 해도 아파오는 허리의 울부짖음은 부엉이 울음보다도 서글프기 짝이 없네요.


서로에게 부족해지는 것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딱 들어맞는 표현 아닐까요?- 로 인한 스트레스가 때로는 상대방을 향한 분노로 이어질 때가 있지요. 감사함과 배려라는 단어를 머릿 속에 떠올려봐도 막상 생활에서 실천하기가 어려울 때도 분명 있습니다. 코로나 때 유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처럼 잠깐 배우자로부터 거리두기를 하고 침묵을 하면 함께 손잡고 봤던 영화도 생각나고- 따뜻한 커피 한잔 같은 아련한 로맨스 말고 <매드맥스>나 <옥보단3D>도 병맛으로 참 괜찮구요- 함께 찍은 연애시절 사진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호흡도 중요합니다. 생각을 비워낼 때 손을 펴면서 호흡을 천천히 내쉬고 들이마시는 연습을 하면 이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작가의 공간: A Writer's Space 역서>를 쓴 에릭메이젤은 ‘각각 5초간의 들숨과 날숨’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쉼은 다른 일로 전환을 하고자 한다는 것을 우리 몸에게 인지시켜주는 일을 합니다.


아이의 이유 모를 떼쓰기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보다 잠깐 베란다의 창문을 열고 5초간의 들숨과 날숨을 쉬어보세요.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아이에게 왜 그러는지 차분히 물어보는 엄마로 변신하는 마법을 느껴보세요.


5초간의 생각 비움으로 나를 사랑해 보실래요?



사진: UnsplashLesly Jua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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