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된 마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다: 때론 호텔메이드!
청소와 정리가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인지 의아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저 역시 집안 청소는 공평하게 남편과 나누어서 하고자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을때가 많죠. 9개월이 된 아기를 키우면서 온종일 집에서 머무르는 절대적인 시간이 압도적으로 크기에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화장실에 일보러 한번 들어가서 세면대와 바닥에 보이는 물때를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막상 귀찮을 것 같은 일도 하다 보면 5분도채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중이에요 . 특히 세면대와 변기는 5분 컷입니다. 욕실이 2개면 한꺼번에 다 하지 않고 하루에 1개씩이라도, 예를 들어 오늘은 거실 화장실 바닥 내일은 안방 화장실 바닥 이런 식입니다. 욕실세정제를 칙칙 뿌리고 솔을 들어 쓱쓱싹싹 닦아내는 일을 하고 나면 마음 속 깊은 한 구석의 꾸정물도 쉬원하게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밀린 집안 일들- 바닥청소, 빨래, 설거지, 창틀먼지제거 은 눈에 보이면 말 그대로 성가신 거리임이 확실합니다. 특히, 육아를 하면서 집안일까지 도맡아 한다는 것이 정말로! 쉬운 일은 아니지요. 이것은 엄마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육아를 하루내내 담당하는 아빠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일요일에 보는 당근에는 상당히 많은 건수의 집안일 헬퍼 구인글이 올라옵니다. ‘오랫동안 좋은 인연으로 성실하게 해주실 분’이라는 문구는 어쩌면 가족과 지속되는 관계속에서 꾸준히 열심히 집안일을 해야 하는 운명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분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청소 결과에 만족할까? 등등 생각할 거리도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지요. 나름 큰 결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냥 ‘내가 해버리는 것’괜찮은 일 같습니다.
“난 호텔 메이드야” 라고 마음가짐을 가지면 훨씬 집안일이 수월해집니다. 나의 가족들이 머무는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미션을 가지면 사소한 작은 집안 일도 의미를 가지게 되고 몸을 후다닥 움직이고 나면 기분도 나아지는 효과를 경험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빅토르 프랭클의 <Men’s search for meaning- ‘죽음의 수용소에서’ 원서> 에서는 로고테라피(logotheraphy)를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감당해내기 힘든 고난과 고통 속에 있더라도 어떻게 마음을 먹는냐에 따라 즉, 태도에 따라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합니다. 삶에 의미를 두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고자 합니다. 빅토르 프랭클 박사 역시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 수감되었는데, 어떤 이들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반대로 남은 자들은 전혀 살고자 하는 의욕도 없이 고양이세수도 하지 않고 동물의 몰골로 본능만 남았습니다. 후자들은 결국 잘 알려진 화생방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지요.
그는 의미를 찾는 방법으로는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 그리고 태도적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창조적 가치는 어떤 일을 창조하여 의미를 찾는 것으로 글을 쓰는 일이나 남에게 봉사하는 일입니다.
두번째 경험적 가치는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의미입니다. 사랑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수동적이지만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가치들입니다. 특히 ‘사랑’은 수동적으로 아주 쉽게 의미를 얻을 수 있는 근원적인 현상에 해당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태도적 가치는 피할 수 없는 시련으로부터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마음먹음으로써 나오는 가치입니다. ‘자유의지’는 로고테라피의 주요 원리로 성취하기 어렵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도의 자유’를 지니고 있어 성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에서는 그가 북극 오지 사냥 체험을 떠나기 전, 신체와 정신을 단련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는 40-60파운드의 배낭을 메고 집안일을 하면서 체력을 길렀습니다.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고 빨래를 개고 화장실을 문지르는 일을 배낭을 메고까지 합니다. 집안일이 힘들 때면 마이클 이스터를 떠올려 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그렇다고 배낭 메고는 하지 말자구요. 내 어깨는 소중하니까~
호텔메이드로서의 마음가짐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순수하게 나옵니다. 내 몸을 움직여 청결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기쁨과 뿌듯함은 상당합니다.
아이유 노래에 ‘Love wins all’이 있는데요. 제목을 두고 ‘win’ 타동사와 자동사 용법으로 논란까지 됐었는데요. 결국에는 사랑이 모든 것을 얻는다는 것- 타동사 승 으로 종결이 되었는데, 정말 무릎을 탁 쳤습니다. 아마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진정한 사랑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청소와 정리로 몸을 움직이면서 우울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도 상당히 좋습니다. 가정보육을 하다보면 ‘자유’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데 아침 5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면서 자유의지가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깨끗해진 집을 보면서 오히려 해냈다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나를 또 한번 사랑할 수 있을거에요. 묵은 때를 내 마음대로 날려버릴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청소 같아요.
상강도 지나 더 추워질 11월을 앞두고 이번 주말 우리 대청소 한번 해볼까요?
사진(표지): Unsplash의JESHOO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