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in] 빼빼로데이 그리고 핫딜

일반적인 엄마사람의 일과 가족 이야기

by 비비들리 vividly

11월 11일.

매년마다 이 날이 오기전에 길거리는 빼빼로 매대로 장식되어지곤 한다. 이번년도도 절대 예외가 될 수 없지!


빼빼로데이라서 아이의 유치원에 약간의 빼빼로를 챙겨보냈다. 이 빼빼로들을 구하는 과정은 조금은 거추장스러웠는데, 왜냐하면 동네에서 가장 싼 곳을 찾겠다는 쓸데없는- 하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일념이 나를 휘감았기 때문이다. 다이소와 대형 수퍼마켓 그리고 편의점까지 불과 1km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유모차를 끌고 시장조사를 해본다. 결국 편의점이 2+2로 가장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유모차로 진입은 어려워서 아이를 하원시키고 함께 와야겠다는 전략을 짰다.


그리고 아이의 하원과 함께 다른 길로 가자는 아이의 떼를 간신히 무마시키고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혹시나 다 팔리진 않았을까 나처럼 분명히 시장조사를 하는 사람도 있었을텐데 중고등학생들은 이미 하교를 한 시간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쓸데없는 불안감이 엄슴했다. 이내 발걸음은 빨라지려한다. 하지만 이게 내 마음대로 되나! 다른 길로 가자는 아이를 어루고 달래 편의점에 도착했고 다행히도 다양한 종류의 빼빼로들은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세일품목은 오리지널- 초콜릿만 발라진 것-과 아몬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모든 가까이 봐야 하는군."

혼자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하기는 요새 최고로 유행하고 있는 말차까지 세일하면 곤란할 듯 하다. 말차 팬으로서 말차는 소중하니까.


밖에 나와 있는 8개의 빼빼로를 집어들고- 이미 육각형 빼빼로는 다른 슈퍼마켓에서 산 상태- 편의점 계산대로 갔다.


"이렇게 8개 하면 2+2 적용되는 건가요?"

"네. GS페이나 아니면 계좌이체를 해주셔야 해요."


잉? GS페이는 현재 앱으로 다운로드 되어 있지 않고 계좌이체는 번거롭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괜찮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희생을 감수해야하나보다 라는 원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네, 계좌이체로 할게요."

그렇게 은행앱을 열어서 계좌이체를 했다.


"이거는 그냥 카드로 계산할까요?"

아이의 젤리가 어느새 두 개나 계산대에 올라와있다.


"아, 네."

얼떨결에 대답하고 정신없는 엄마 덕에 젤리를 두 개나 샀지만, 이내 다른 젤리로 바꿔들고 온다. 바꾼다는 거다.


"이걸로 한다네요."

눈웃음 치는 짱구엄마 버전으로 돌변한다. 무안한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미리 반응하는 투쟁도피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 자동으로 실시되어 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직원은 친절했다.

"카드 한번 취소하고 다시 결제해드릴게요."


작은 햄버거 젤리였지만 500원이 추가 결제 되었다. 뭐, 아이만 맛있게 먹는다면 괜찮기는 한데. 저녁밥 먹기도 전에 밖에서 젤리를 홀랑 다 먹어버리는 아이의 마음을 내가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빼빼로를 아이 가방과 보조가방에 넣고 집으로 가는 길은 쌀쌀했지만 꽤나 만족스러웠다. 일단 큰 일 하나를 해낸 기분이 든다. 엄마가 된 이후로 이상하게도 성취감은 아이로부터 나올 때가 많다. 그림에 색칠을 칠했다던지 블록을 완성했다든지 하면 괜한 성취감이 든다. 그렇다고 내 일을 소홀히 하거나 대충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빼빼로가 그렇다.



빼빼로 물욕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빼빼로데이에 빼빼로 한곽을 건네면서 친구에게 '난 너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무언으로 말했던 것 같다. 뜨끈해진 난방기 위에 올라가 빼빼로며 귤을 나누어 먹은 기억이 난다. 지금은 떠나가고 각자의 가정으로 바삐 살아가지만 빼빼로데이의 상업성을 뒤로 하고, 분명히 의미있는 날임은 분명하다.


"처음인데, 빼빼로 주는거?"

"연애할 때, 안줬나?"

"어."


몰랐는데 단 한번도 빼빼로를 챙긴적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아무래도 이건 아닐텐데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침부터 쓸데없는 말싸움으로 이어질까봐 짱구엄마 눈웃음으로 대신했다.










작가의 이전글[일반적in] 일반적in 시리즈를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