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의 배우자이자, 나의 모든 순간이었다

온 세상을 봄빛으로 물들인 사람..

by Vivienne Hawaii

남편과 나누는 대화

우리는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을 거의 함께하며 살아간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만큼 더 가까워지고 더 깊어졌다. 14년을 함께했지만, 이 시간이 남들과는 다르게, 마치 두 배쯤은 되는 삶의 깊이로 채워진 것 같다.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경청하는 삶은 언제나 대화에서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따뜻한 바탕 위에, 이야기와 유머, 삶의 호기심이 덧칠되어 우리는 매일을 새롭게 살아낸다.


결혼 후,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재능들이 하나씩 깨어났다. 팬데믹이 찾아왔을 때, 미용실에 가지 못하던 남편을 위해 가위를 들고 머리를 다듬어주었는데, 그날 이후 나는 그의 미용사가 되었다. 머리를 자르는 날이면 탱고 음악을 틀어놓고 작은 살롱처럼 웃음이 흐르는 시간이 된다.


가끔은 망치와 드라이버를 들고 가구를 조립하는 ‘핸디맨’이 되고, 때론 컴퓨터 오류를 해결하는 ‘기술자’가 되며, 그의 스케줄을 챙기는 ‘비서’가 되기도 한다.

그가 어릴 적 기억하는 맛을 되살려내는 ‘요리사’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에게, 삶의 모든 장면을 함께하는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 있었다.

나의 삶 속의 중요한 사람..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매일 함께 지내면 지루하지 않나요?”

나는 그럴 때 웃으며 말한다.

“우린 지루할 틈이 없어요.

심지어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어바인에서 살던 시절, 150평 가까운 집을 혼자 청소했다. 구석구석 쓸고 닦으며 집 안의 사물들에게 이름을 붙여줬다. 조용하지만 리듬 있는 하루, 그 속에서도 우리는 자연스레 눈빛을 나누고, 비언어로 마음을 전했다.


남편은 종종 세상의 이야기나 궁금한 점을 나에게 꺼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안의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책에서 본 이야기, 뉴스에서 느낀 감정, 혹은 그냥 오늘 마음에 담긴 어떤 장면들. 그 대화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을 확장시키고, 나에게는 기분 좋은 호흡이 되어 돌아온다.


같은 방향의 우리 Sapporo, Japan


우리는 자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국내 크루즈도 타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기도 한다.

새로운 공간, 낯선 문화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또 다른 빛이 된다. 나는 풍경을 기억하고, 그는 그 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결을 다듬고, 매일을 새롭게 살아낸다.

우리의 소통은 그에게 지적인 자극이자 정서적인 위로가 되어주며, 그의 하루를 활기로 물들인다.


그의 눈에 나는 언제나 ‘정보와 감성’이 흐르는 사람이고, 나의 눈에 그는 늘 ‘사유와 지혜’가 머무는 사람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비추며 살아간다

American Cruse Line Dining


무엇보다, 그는 내 삶에 따뜻한 봄을 데려온 사람이다.

찬바람 불던 계절에도 꽃을 틔우듯, 그는 내 인생에 햇살 같은 사랑을 심어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도, 감사함으로 삶을 안고 살아간다.


그는 내게

내 안의 모든 계절이

그와 함께라면 언제나 따뜻하게 흐른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당신이 있어, 오늘도 참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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