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Hawaii Marugame Udon

한 그릇의 온기, 하와이 마루가메 이야기

by Vivienne Hawaii

Udon’s Day – 금요일은 우동의 날


매주 금요일은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 등을 세탁하는 날이라 아침부터 분주하다.

아침 6시에 기상하면, 남편은 운동을 나가고 나는 대청소를 시작한다. 세탁부터 시작해 오후 3시까지 세탁기가 끊임없이 돌아간다.


그렇다 보니 점심을 준비할 여유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럴 땐 Pink Trolley를 타고 와이키키로 나가, 마루가메 우동 한 그릇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래서 우리는 금요일을 ‘Udon’s Day’라고 부르기로 했다.


하와이에서 유명한 Marugame Udon 앞에는 버스 정거장이 있다. 우리는 오전 11시 07분 Pink Trolley에 탑승한다. 고마운 JCB 카드 덕분에, 카드 한 장으로 두 사람이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Trolley는 2층 버스로, 관광객들은 대부분 전망 좋은 2층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우리는 현지인답게 햇볕 없는 1층 자리를 선호한다. 귀찮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해서.


Wikili Pink Trolley
Trolley 내부


우동집에 가려면 Waikiki Shopping Plaza에서 하차해 Kuhio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된다.

오늘은 스타벅스에서 새로 출시된 텀블러를 사러 들렀다가, 그만 줄이 길어졌다. 그 사이 우동집 앞엔 긴 줄이 생겨 있었다. 그래도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보면, 요즘 하와이 상권은 많이 위축된 듯하다. 확실히 손님 수가 줄었다


Wikiki Shopping Plaza

“긴자에서 와이키키까지, 마루가메 우동의 기억”


하와이 마루가메 우동의 이야기


마루가메 우동(Marugame Udon)은 일본의 토리도로 그룹(Toridoll Corporation)이 운영하는 인기 우동 프랜차이즈로, 일본 전역에 수백 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나는 예전 도쿄 긴자에서 남편과 늦은 밤, 정종 한 잔을 곁들인 뒤 해장으로 이곳 우동을 자주 먹곤 했다. 따끈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은 그 밤을 온전히 마무리해 주는 작고 따뜻한 의식 같았다.


2011년, 하와이 와이키키에 미국 첫 지점을 열며 마루가메 우동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오픈 초기부터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의 사랑을 받았고, 하와이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현지화 전략이 성공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인지도를 쌓아갔다.


성공의 비결은 단연코 그 오픈 키친 시스템이다.

직접 손으로 반죽한 면을 기계에 넣어 뽑아내는 과정을 고객이 눈앞에서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신선함과 신뢰가 느껴진다.

또한, 셀프 스타일 시스템으로 우동을 고르고, 다양한 튀김(튀김), 무스비(주먹밥) 등을 개인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 빠르면서도 합리적인 식사가 가능하다.


와이키키라는 물가 높은 지역에서도 가성비 좋은 한 끼로 손꼽히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와이키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점심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고, 그 풍경 자체가 하나의 명물이 되었다.


한편,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살던 시절엔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안에 있는 마루가메 우동을 즐겨 찾았다.

쇼핑을 마치고 혼자 조용히 우동 한 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하던 그 시간도, 어쩌면 지금 와이키키에서 느끼는 여유와 다르지 않다.


지금도 그렇듯, 그때도 한 그릇의 우동은 나에게 작은 위로이자 쉼표였다.



나는 오늘도 늘 먹는 키츠네 우동을 주문했다. 바삭한 튀김 몇 개와 함께, 따끈한 우동 한 그릇.


하와이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이보다 더 좋은 가성비 점심은 없을지도 모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하와이 크루즈 7박 8일 여행 일곱, 여덟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