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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me Feb 22. 2017

어른과 아이

인연

어른과 아이


아이 혼자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연못에 비친 아이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의 편린조차 볼 수 없고

연못의 물은 너무나 잔잔해서

한파에 얼어붙은 얼음연못이

아닐까 싶었다.


연못 옆을 지나가던 고양이가 아이에게 다가왔다.

아이에게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며 옆에 앉아

몸을 말고는 무심히 연못을 쳐다보던 고양이는

그저 아이의 옆에서 있어주었다.

그 후로 버릇처럼 아이의 옆에 있어주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게 될 무렵 소년의

모습 또한 연못에서 보이지 않았다.


남자가 웃고 떠들며 공원에 앉아있다.

남자의 얼굴에 있는 그늘마저도

따뜻함이 가득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의 곁은 봄인 듯하다.


고양이가 아이를 떠났다. 곁을 말없이 지켜주던

고양이가 떠나고 외로움이 찾아왔다.

연못에 보이던 아이의 모습에

외로움의 감정이 파문을 일으켰다.

메말랐던 눈가에서 눈물이 흐르고 난 뒤에야 그가 일어서 연못을 떠났다.


남자에겐 고양이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말없이 곁에 있어줬지만, 그를 떠났다.

올 때도 말없이, 갈 때도 말없이 친구는 그랬다.

그는 그 친구가 떠난 연못을 다시 가지 못했다.

연못에 앉아 친구를 다시 홀로 기다리게 될까 봐

그는 연못을 떠났다.



인연이라는 말을 듣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아이에게 고양이라는 친구를 통해 소년이 자기만의 벽을 깨고 나아갈 수 있게끔 해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기의 유일한 친구(고양이)라고 생각했던 고양이가 사라지고 아이에게 남은 건 외로움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지만 그저 옆에 있어주었던 고양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아이에게 꼭 선사해 주고 싶은 건 외로움이라는 감정이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자신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하고 어떠한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감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느껴본 외로운 감정에 아이가 자신만의 연못에서 떠나 어른이 됨을 고여있는 연못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역동적인 공원에서의 모습으로 그 성장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내가 힘들 때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인연들이 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건 말로 표현해도, 하지 않아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ㅅ i ng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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