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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Jan 11. 2022

퍼포먼스 광고로 50억원 이상 돌려봤는가

아직 갈무리되지 않은 서론의 어느 부분

- 중략-



기업 운영이 평탄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 5년간 조언을 해주던 지인 역시 우리 회사처럼 단기간 그렇게 많은 풍파를 맞았던 회사도 처음본다고 할 정도로, 우리 회사는 시대의 운이나 제품의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사람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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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설립하던 당시에 소비자들은 ‘믿거페’를 점점 외치던 상황이었고, 식약처는 어느 한 놈 잡혀라라고 눈에 불을켜고 SNS광고를 보는 시절이었으며, 페이스북의 상세한 설명 없는 광고계정 비활성화 처분에 전전긍긍해야 했고, 자본은 고갈되는 상황 속에 인테리어가 잘못된 사무실을 임차해서 노출콘크리트 벽에 붙어있던 상수도관이 2번이나 터져서 사무실이 침수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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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에 꼭 필요한 직원들은 제 살길을 찾아 떠나기도 했고, 자본이 달려 직원들 월급 줄 돈조차 없을 때  개인 예금을 3천만원 해약해 월급으로 준적도 있었다. 이후 투자를 받고 회사에 빌려준 돈을 다시 찾았는데 정기 회계감사 때 감사님이 ‘대표이사가 3천만원을 왜 임의 출금했냐’고 따졌고, 직원들 월급 주려고 예금 깨서 부은 돈을 다시 찾은거다 이야기를 했을 때 감사님도 나도 마음 속으로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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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중에는 평균 나이 26세의 어린 친구들이 대다수 마케팅 업무를 맡았는데 패거리를 이루어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는 직원들을 배제하면서 작은 회사를 쪼개어 놓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가서 1명당 최소 4개 이상의 잡플래닛 리뷰를 쓰면서 기업의 리뷰를 박살내기도 했다. 지금도 잡플래닛 리뷰는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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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것이 이슈였고 풀어야 할 과제였다. 그 과제들을 풀어나가다보니 어느덧 사업의 6년차에 접어들었고 그동안에 풀어왔던 실타래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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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역사, 승자의 성공담을 듣는건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참고는 되겠지만 실무적인 관점에서 취사선택 해 들어야 할 부분이 많다. 성공이라는 결과에 따라 그동안의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잘못된 선택마저 ‘성공’이라는 단어에 포장이 되어 옳은 의사선택이었다고 서술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성공하지 못한 기업이라면 그 때 잘못된 의사결정이 패인(敗因)이었다고  서술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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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관점에서 성공한 영웅의 일대기보다 실패한 마케팅 혹은 의사결정에서 배우는 교훈이 더 실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실무 담당자 혹은 의사결정권자들이 좀더 똑똑하게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실패하지 않을 법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실무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를 꼼꼼하게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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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했던 기업의 CEO였고 우리 회사는 50억원 이상의 SNS광고를 태웠다. 1-2억원 태워서 광고 해봤다라는 퍼포먼스 마케팅 실무자의 단계는 한참 넘어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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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에 얼마나 많은 삽질이 있었겠으며 얼마나 많은 도전과 실패와 간간이 찾아오는 성공이 있었는지 한 권의 책으로 서술하기에는 부족함이 있겠지만, 최대한 엑기스만 뽑아낸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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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SNS 광고로만 50억원을 써봤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유튜브 광고에만 주구장창 광고를 만들어 태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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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만 해도 우리 회사에서는 매주 평균 250개의 이미지, 영상 소재가 제작되었고 우리는 광고를 태우고 버리고 태우고 버리고 하면서 수만번의 테스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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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9년 하반기에 번아웃이 왔고, 일에 지치고 광고에 지치고 사람에 지쳐서 집에서 폭식을 하고 혼술을 하면서 사업하기 전에 비해 9kg가 증가했고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장군감의 덩치를 함께 얻게 되었다.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고 지친 상태로 2020년에 들어섰고, 이제 모든 것이 정리되었겠다. 더이상의 풍파는 없을 것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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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공들여 만들었던 숙취해소제는 전국 5대 편의점 중 4곳인 세븐일레븐, GS25, 이마트24, 미니스톱에 입점되어 전국에서 판매가 되었고 이제 지표가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고 회식 대신 혼술이, 사무실이 아닌 재택근무가 퍼지면서 편의점 숙취해소는 죽을 쒔다. 그리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생해서 뚫은 편의점 진출을 포기하고 제품을 회수했다.


- 중략-

 

우리 회사는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어느 투자자는 매몰차게 너네 회사 죽은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묻는다고 쏘아 붙이기도 했지만, 우리 회사는 여전히 생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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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따라오지 않을 운을 믿지도 않고 비즈니스에 대해  꿈과 희망을 갖거나 낙관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쌓아올린 데이터와 경험에 근거해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앞으로 회사가 안정적으로 살아남고 커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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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시선보다도 더 냉정하게 우리는 앞으로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 커머스만으로 살림을 이끄는 한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로 했다. 우리가 다시금 올라서는 것이 나와 직원들 그리고 투자자들을 위한 것이라 믿는다.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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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은 모르겠지만, 불현듯... 책을 쓰려는 결심을 했다.

회사 마치고 저녁마다 조금씩 원고를 쓰고 있는데  

그 중 일부만 소개한다.  

출판사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나는 올해 책을 내려고 한다.


PS.화이팅, 힘내요 댓글 쓰지 마세요 ㅋㅋㅋ 우리 알잖아요 응원 받기 위한 글 아니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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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마케팅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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