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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an Eunyoung Lee Sep 25. 2022

[마케터의 시선] EP.42 히트플레이션, 폭염의 경제

히트플레이션, 지구가 뜨겁다 

지구가 뜨겁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지구가 후끈 달아 오르다보니 ‘히트플레이션’ 이라는 용어가 생겼습니다. 히트플레이션이란 열을 의미하는 히트(heat)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로, 폭염이 작황에 영향을 주어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진출처: 조선비즈)  



한국 뿐만 아니라 특히 유럽은 지난 여름 이상적인 폭염으로 인해 몸살을 앓았습니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그리스는 섭씨 40도 이상의 기온으로 곳곳에 산불이 발생했었죠. 제 지인도 이번 여름에 영국에 한달살기로 떠났는데 늘 서늘한 날씨에 때 아닌 폭염으로 당황했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국은 폭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 에어컨 보급률이 20% 내외라 할 정도로 서늘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례적인 고온으로 인해 정부에서는 ‘물을 사용하라’고 권고했을 정도입니다.  



[1]  유럽의 상황  


먼저 유럽 국가별로 간단히 살펴보자면, 이태리의 경우 이태리 농업단체 콜디레티가 폭염으로 인해 발생한 가뭄으로 전국의 수확량이 평소 대비 30-40%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 합니다.  


독일은 라인강 수위가 78cm 미만으로 떨어지다보니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합니다. 라인강은 독일, 네델란드, 덴마크, 스위스 산업 지역을 연결하면서 독일 해상운송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통상 수위가 200cm이지만 78cm 이하일 경우 선박 침몰 위험 기준에 해당해 위험하다고 합니다. 


또한 유럽 전역의 산불로 인해 와인용 포도재배지가 불타 수확량이 평년 대비 2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이상적인 고온 날씨가 식량 생산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향후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머니투데이)  



그 결과 폭염으로 인해 식량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히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거죠.  

문제는 곡물 뿐만 아니라 가축도 폭염으로 질병에 노출되거나 우유 생산량이 감소되는 등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2] 한국은 아열대가 될까?  


한국은 폭염, 폭우 등 흡사 재난영화 속 상황이 빚어진 여름이었습니다. 


지난 8월 8일에는 서울 동작구에 하루동안 무려 381.5mm의 비가 내렸습니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1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침수되고 자동차만 해도 보험사에 신고한 침수차량이 약 8천대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전망과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인 APCC에서는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100년에 한번 내릴까 말까 하는 가장 많은 비로 기록될 폭우가 2021년-2040년 사이에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강수량은 최대 492.7mm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그야말로 강수량이 패닉입니다.  


국립기상연구소에서는 앞으로 집중호우나 폭염, 한파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은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으로 봤죠. 만약 한국이 아열대 기후가 된다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동남아시아의 풍토병이나 뎅기열이 또 다른 질병으로 한국인을 괴롭히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편 지난 8월에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도 온실가스가 현재 수준으로 배출되면 2080년-2100년 구간 여름은 최대 6개월이 될 것이고 겨울은 1개월로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2100년까지 한국 해수면이 40cm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100%로 보고 있으니, 한강 수위는 무조건 오른다고 봐야겠습니다.  



폭염의 경제학  

(사진출처: 조선일보)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난리다보니 경제에 있어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유럽은 전기세 폭등으로 난리입니다. 유럽 최대 전력 공급업체인 독일의 유니퍼는 연료비가 치솟은 상황에서 폭염으로 인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산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에서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법안을 통과했는데요. 이 법안으로 적용할 경우 연 2만kWh 전력을 소비하는 4인 가족은 최대 1천 유료 (132만원)가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를 거론할 수밖에 없겠는데요. 인도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입니다. 그러나 인도는 라니냐로 인한 기온 상승 영향으로 120년 만의 봄철 불볕 더위로 작황이 부진하다보니 국가적 차원에서 밀수출을 전격 금지조치를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게 되었죠. 


전문가들은 북미 일부, 유럽, 아시아 등 중위도 지역의 폭염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폭염이 지속될 경우 전력이 부족하거나, 물류운송에 차질, 식량 부족, 전반적인 제품 생산 차질 등의 리스크에 노출되며 이는 경제 성장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폭염에 따른 현재 상황에 대해 마케터의 시각에서는 크게 4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1] 폭염에 따른 여파   


현재의 이슈는 폭염이 더이상 이상기온이 아닌 뉴노멀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화된 폭염은 산불, 열사병, 가뭄 뿐만 아니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폭염이 지속되면 세계 농업 지도가 바뀔 수 있고 노동생산성, 에너지 수급을 악화시켜서 산업 환경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따른 식량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 역시 당분간 피할 수 없겠죠.  


[2] 사회 인프라를 녹이는 위험성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건 사회인프라를 말 그대로 ‘녹이고’ 있다는 것이 이슈입니다.  

영국 런던의 경우 철도가 녹고 뒤틀렸습니다. 폭염으로 강철 선로가 달궈져서 휘어지거나 전력 케이블이 녹는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또한 폭염으로 철도가 1km당 30cm씩 확장되어 3만 km 였던 철도가 9km나 더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항공도 이슈입니다. 영국의 어느 도시의 공항 활주로가 녹으면서 아스팔트가 부풀어 올라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이착륙이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공군기지 역시도 동일한 이유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죠.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해 더 많은 도로와 철도가 파손되면서 2080년까지 운송 부문 전체 92%나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 노동생산성 훼손  


(사진출처: 조선일보) 



미국 UCLA의 연구를 보니, 평균 기온이 1도씩 상승할 때마다 노동생산성은 2%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 결과 미국은 2030년 경이 되면 기온 증가로 인한 손실이 GDP의 0.5%인 2천억 달러에서 2050년 경에는 GDP의 1%인 5천억 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아무래도 뜨거운 볕 아래에서 야외 현장직 근로자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고 사무실 근로자의 노동생산성 역시도 저하되는 겁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을 경우 실수가 잦고 행동이 느려지는 효과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폭염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이슈는 인구와 기업이 밀집된 도시 경제에 치명적이죠. 아스팔트, 콘크리트, 벽돌이 태양열을 흡수하고 에어컨 가동으로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로 인한 열섬효과가 극대화되다보니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참고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는 도시면적의 10%이상이 태양열을 최대 95% 흡수하는 아스팔트로 덮여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화보’가 1983년부터 2016년까지 33년동안 전세계 1만 3,115개 도시의 폭염 피해를 조사한 결과 도시인구가 섭씨 30도 이상의 열에 노출되는 정도가 20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4] 폭염이 이익인 산업


(사진출처: 한국일보) 



한편 코로나 시기에 피해업종 수혜업종이 있듯이, 폭염의 상황 속에서도 이익이 발생하는 산업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오르게 되면 에어컨, 자외선차단제, 빙과, 음료의 가계소비 지출이 05%씩 올라 해당산업의 GDP에는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겁니다.  


또한 도시 열섬의 대안 효과로 도로에는 기능성 내열 페인트의 수요가 오른다든지, 건물 지붕을 밝은 계열로 칠하는 쿨 루프(Cool Roof) 캠페인을 펼치는 모습은 증가합니다. 참고로 지붕색상을 밝게 할 경우 폭염 기간에 주간 온도를 최대 3도씨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저하의 경우 로봇산업이 대안으로 등장해 무인화 산업 발전을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곡창지대의 경우 작황이 나빠졌지만, 추웠던 극지방이나 고위도 지방의 불모지가 비옥한 땅으로 바뀌는 현상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경우 과거 밀, 카놀라, 완두콩만 재배했지만 현재는 옥수수, 대두까지 경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러시아가 밀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현재 전세계 밀 수출국 1위가 된 것 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현상으로 인한 결과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다만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은 궁극적으로 각종 재난, 재해로 인한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보니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마케돈> 채널에서 오리지널 영상콘텐츠로 감상해보세요!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wPvxsKOgG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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