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이 아닌 성실한 부엉이가 보았던 새벽 풍경에 대한 이야기
아직 신생아 수준의 글 개수이지만, 브런치 글 내용만 보더라도 나는 첫차, 심야 카페 등 새벽 시간대를 매우 좋아한다. 때문에 심야 영화는 빠지면 섭섭할 정도. 아침형 인간보다 성실한 부엉이에 가까운 내가 지난주에는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눈에 담았다.
하늘이란 어두운 스크린에 샛노란 달 조각이 가득 담겨있으니 그곳이 바로 영화관 같았다. 불과 10분 전 온갖 것들이 폭발하고 울그락한 한 히어로들이 한국에서 가장 큰 스크린을 활보하고 있었는데 하늘 스크린을 쳐다보니 그것은 상대도 안된다.
서울 가운데에서 7층에서 올려다보는 달이 이렇게 낭만적이었다니. 운이 좋았던 건지, 체감 상 그런 건지 달이 그날따라 매우 컸다. 매번 영화가 끝난 뒤 자연스레 실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수순이었지만 심야시간은 이렇듯 한 번씩 다른 길로 안내한다.
심야영화 한 편이지만, 그 뒤 밀려오는 풍경들이 지불한 영화값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새벽 풍경 하나로 호들갑인가 하겠지만 아직까지 내게 그런 감수성이 있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