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올해 서른한 살. 직업은 없음. 매일같이 돈 없다는 엄마도 지겹고 능력 없어 얹혀사는 나도 지겹다.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가 결혼 소식을 알려도 축하보다는 축의금 걱정부터 하게 되는 나, 정말이지 찌질하다.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 격리 중이라 하루하루 생활이 엉망인데, 초저녁에 잠이 들어 새벽에 깨곤 한다. 오늘 새벽 눈을 떴을 때 와있던 오래전 친구의 연락은 다름 아닌 결혼 소식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에 대학 졸업 후까지도 연락을 주고받다가 끊긴 지 5년 정도 됐나, 친구라고 불러도 되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아무튼 모바일 청첩장을 보며 ‘예쁘네. 오래 만났던데 잘 어울리네.’ 중얼거리며 답장을 고민했다. 다른 친구와 만나서 같이 밥 먹자는 그 애의 말에 나는 도무지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지금 밖에 나가서 웃고 떠들 여유도 없고 그럴 돈도 없어!’
아, 찌질해. 내가 그 애를 정말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고민도 안 했을 텐데. 아니어서 그런 걸까. 당장 다음 주엔 동갑내기 친척의 결혼식이 있다. 몇 달 전부터 비상금을 모았다. 나름 친한 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 싶은 것도 안 사고 모아두었다. 구질구질해. 독립도 못하고 방구석에서 기침하며 이런 글이나 쓰고. 아무도 날 몰랐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