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은 어느 정도 우울의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하루 한 번 걷기

by 유진

우울에 침잠되는 순간 한없이 끝없는 구렁텅이로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럴 때면 나에게만 중력이 몇 배는 더 강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걸 이겨내고 몸을 일으키는 것이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오늘 외출을 했다.

우리 동네에는 탄천이 흐른다. 오전의 탄천만큼 상쾌한 풍경도 없다. 오후가 되면 사람들이 득실득실 해지지만 오전에는 걸을만하다. 왜 오늘 눈 뜨자마자 씻고 나가게 됐냐면, 갑자기 눈물이 나서다. 아는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본인도 가족 몰래 소파에서 엉엉 울면서도 같이 살아가자는 말을 해주었다.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힘든 사람이 힘든 사람을 생각해 주는 것만큼 고마운 것도 없다. 괜스레 눈물이 나서 드라이기 소리에 코 먹는 소리를 묻힐 수 있게 짧은 머리를 훌훌 털었다.

그렇게 4500 걸음을 걸었다. 눈물이 완전히 마른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은 가벼워졌다. 코로나에 걸리기 전에는 매일 나갔었는데, 코로나 후에 무기력이 찾아오면서 미루다가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앞으로는 눈물을 참으려 걷는 게 아니라, 털어내기 위해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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