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을 앞두고 있는 누군가에게

by 유진

누구에게나 처음은 두렵다. 처음 학교에 가던 날, 처음 수능을 치던 날, 처음 엠티를 가던 날, 처음 혼자 여행을 떠나던 날. 처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늘 어렵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한 날, 처음 월급을 받았던 날, 처음 일을 그만두었던 날들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처음은 어렵지만 또렷하게 남는다.

이번 주 금요일에 단기 아르바이트 시작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몹시 긴장 중이다. 아예 모르는 사람들하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모르는 장소에 가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아마 그래서 더 긴장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온몸을 꽁꽁 묶고 있는 것만 같다. 그저 전시 보조 역할이지만 말이다.

2년 전 계약직을 시작하기 전 너무 긴장이 되어 심리 상담센터를 찾은 적이 있다. 상담 선생님께서는 ‘안되면 그만 두면 되죠.’라고 하셨다. 아니면 그만인 것이라고. 그러나 어떻게든 8개월을 채워냈다. 어떻게 하다 보니 8개월을 꼭 채워 계약직을 끝냈다. 비록 같이 일했던 팀원들과의 관계가 틀어져 버렸지만, 내가 맡은 일은 끝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망친 ‘관계’였다. 이번에 일하게 되는 아르바이트는 그때 그 소속 팀에서 관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팀원들과 마주치지는 않을까, 아니 내가 일을 틀어지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울렁거린다.

지금은 그때 그 상담 선생님의 말씀이 와닿지 않는다. 나는 내가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야만 한다. 더 이상 ‘못하겠어!’하고 누군가에게 응석 부리고 내가 그만두는 것에 대해 합리화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나와 같이 첫 시작을 앞두고 불안감에 온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그러면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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