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아르바이트 출근

by 유진

겨울 코트를 입고 첫 출근을 한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6월이 되어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전시가 끝이 났다. 전시가 끝이 나면서 나의 성북동 출근도 끝이 났다. 이제 매일 아침 6시 40분에 맞춰두었던 알람을 끄고 매일 열한시 반이면 다같이 모여 점심 도시락을 먹던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매일같이 보던 그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

어제는 회식을 했다. 집에 들어오니 새벽 네 시가 다 됐던 것 같다. 끝이라는 건 늘 경험해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에게 또다른 시작이라는 기회가 오기는 할까, 그런 사람들을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우울함이 나를 침잠시킬 뿐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려워지고 그러므로 이번 아르바이트를 통해 만난 인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래서 슬펐다. 우리에겐 이제 미술관이라는 접점이 없어졌고 각자의 삶이 각자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진정한 관계의 시작은 헤어짐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떻게든 이 인연들을 이어나가고 싶다.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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